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최대 0.5%포인트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통상 고정형 금리는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를 더는 대신 변동형에 비해 적용되는 금리가 높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고정금리의 기반이 되는 장기 금융채(5년 이상)의 금리는 하락하고, 변동형 금리에 반영되는 단기금리인 코픽스 금리가 상승하면서 역전현상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코픽스 금리는 통상 6개월~1년짜리 예금 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수신금리가 오르면 상승한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24일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는 2.82∼4.32%로, 잔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3.32~4.82%)와 비교하면 하단이 최대 0.5%포인트 낮다.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3.18~4.68%)와 비교해도 혼합형 대출금리의 최저금리가 오히려 낮은 셈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도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가이드금리가 각각 0.45%포인트, 0.30%포인트, 0.37%포인트 낮다.
이 같은 금리 역전현상은 앞으로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이 이달 초 수신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올렸지만 아직 코픽스와 변동금리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이달 올린 수신금리 상승분은 내년 1월15일 발표되는 코픽스 금리에 반영돼, 16일 변동금리에 영향을 준다.
금융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고정금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현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언급하긴 했지만 2020년까지는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며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고정금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완철 신한은행 여의도PWM센터 PB팀장은 “미국은 양적완화가 거의 끝났지만 사실 유럽의 경우 유동성을 거두는 시도도 시작되지 않았다”며 “향후 3년 정도는 긴축기조가 이어질 것이기에 변동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이미 장기대출을 변동형으로 받아 놓은 고객이라도 상황에 따라 고정형이나 혼합형으로 재빨리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송혜영 KEB하나은행 Club1 PB센터 부장은 “보통 장기대출의 경우 처음 대출을 받은 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에 유리한 방법으로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방법을 신속히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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