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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을 중심에 둔 황교익의 외로운 싸움…"소명일까 떼쓰기일까"

입력 : 2018-12-21 14:40:06 수정 : 2018-12-21 14: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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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BS '백종원(사진 왼쪽)의 골목식당'이 연일 화제를 모으는 반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수록 누리꾼에 맞서 홀로 외롭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사람이 있다. 칼럼니스트 겸 방송인 황교익(〃오른쪽)이다.

"백종원을 우상화하지 말 것" "골목식당은 혐오를 부추기는 방송" 등 점점 날이 서는 황교익 발언에 많은 누리꾼들은 비난을 던지지만 그는 괘념치 않고 자기 할 말을 뱉어낸다. 

작금에 황교익이 누리꾼과 맞서는 까닭은 존중받아야하는 신념일까 아니면 그저 지기 싫어 고집부리는 떼쓰기일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방송된 막걸리 블라인드테스트 장면

◆ 논란의 시작 '막걸리戰'  

지난 9월 12일 골목식당에는 백종원이 출연해 막걸리 블라인드테스트를 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방송에서 백종원은 12종류의 막걸리를 마시고 생산지역을 맞췄다.  

다음달 2일 황교익은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며 "12개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무엇인지 찾아내는 미션을 한다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라며 방송 내용을 지적했다.

황교익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격하게 반발했다. 일부 누리꾼은 "테이블에 앉아 떠들기만 하는 사람이 뭘안다고 지적질이냐"라는 등 비난 일색이었다. 

이후 황교익은 "(막걸리 블라인드테스트에서) 12개 막걸리 중 백종원은 3개, 사장은 2개 맞혔다. 방송은 백종원이 맞히고 사장이 틀리는 장면을 강조해 내보냈다.사장이 2개만 맞혔다고 자막 처리하고 백종원이 맞힌 3개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다"라며 방송 내용의 편협성을 지적했다. 

황교익과 누리꾼의 공방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 수요미식회 하차→유튜버 시작→소금 공방  

옛말에 "미운놈 떡하나 더 준다"라는 말이 있다. 애석하게도 이 말이 황교익에게는 "미운놈 욕한번 더준다"로 바뀌어 적용됐다.  

황교익이 '미운놈'으로 찍혀버린 후 그의 말은 누리꾼들에게 모두 반격으로 비쳐 버린 것. 심지어는 과거의 발언들까지 재조명을 받으며 비난이 쏟아졌다. 

"불고기의 어원이 일본 야키니꾸에 있다" 등의 과거 발언으로 많은 누리꾼은 그가 출연하던 tvN'수요미식회' 게시판을 통해 황교익을 하차시키라 성토했고 친일이라 매도하기도했다. 

황교익 한 사람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프로그램 출연진은 개편됐고 그는 수요미식회에서 하차했다.  

황교익은 이후 유튜버로 전향해 '다섯가지 맛'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는 영상을 온라인상에 게재했다.  

돌아온 반응은 역시나 싸늘했다. 지난달 30일 올린 '[다섯 가지 맛 이야기] 첫 번째 에피소드, 짠맛'이라는 영상에서 황교익이 했던 "소금에 미네랄 마케팅을 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는 말이 도화선이됐다.

해당 발언에 일부 누리꾼들은 사실과 다르다며 나름의 사례를 제시했는데 황교익은 이에 곧바로 반박했으며 "괜히 흠집내고 싶은 이들이 하는 행위이며 유치하다"라고 일갈했다.

황교익이 내뱉는 말마다 온갖 악플이 달렸고 황교익은 매번 다시 반격했다.  많은 주제로 질타를 받았지만 그의 발언 중 가장 뜨겁게 논란이 된 것은 단연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지적한 내용들이었다.

21일 황교익이 SNS를 통해 자신이 백종원을 '저격'한 것이 아님을 설명하기 위해 올린 글.

◆ "직업상 당연히 해야하는 일일 뿐이다" 

시류가 백종원을 중심에 두고 누리꾼과 황교익이 맞서는 양상으로 흐르자 지난 10월 23일 백종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교익의 발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백종원은 "사회가 건강하게 크려면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하고 다른 방향에서 보는 시선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일을 해주시는 게 평론가다. 황교익 맛컬럼니스트는 정당하게 하실 말씀하신 거다"라며 조심스레 말했다. 

백종원의 이같은 대응은 황교익에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됐다. 백종원은 존중과 포용의 인물로, 황교익은 그런 사람에게 맞서는 일종의 악역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이러한 분위기에서 황교익은 다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온라인매체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황교익은 "저격이라는 프레임에 황교익과 백종원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언론사의 보도행태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또 "백종원을 저격한 바 없다. 내가 지적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방송과 제작진"이라며 자신의 비판 대상이 백종원에게 있지 않음을 설명했다. 

이날 해당 보도에 따르면 황교익은 인터뷰 중 백종원을 언급할 때 항상 이름뒤에 "씨', "선생"을 붙이며 예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황교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자가 대통령의 정치 행위를 비평하면 '대통령 저격'이라 하는가"라며 다시 한번 자신의 발언들이 백종원을 '저격'하는 것이 아님을 역설했다.

막걸리 블라인드테스트에 대한 평을 할때 만해도 황교익은 "대구의 대박 떡볶이집 할머니는 떡볶이를 싫어하셔서 맛도 안 보신다는 거 다들 아시지요?"라며 비유를 들어 나름 재치있게 비판했다. 강해지는 비난의 수위에 맞춰 그의 말도 강해진 것일까. 

황교익의 발언 역시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거북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보다 직설적으로 변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황교익은 SNS에 골목식당 또는 자신에 대한 악플에 관한 비판을 적는다. 

그를 접하는 누리꾼들도 "이제 좀 그만하자"라며 황교익과의 공방에 피로함을 호소한다. 

황교익이 대중의 인기에 영합해 할 말을 제한 받게 된다면 그 역시 옳지 못하다. '직업적 소명'이란 미명 아래 싸움의 형태로 진행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사진= SBS '백종원의 3대천왕', tvN '알쓸신잡,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황교익 유튜브 채널·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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