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중세유럽 봉건사회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 발생했다. 새로운 발명품의 탄생이었는데, 바로 석궁이었다. 기존 활은 궁수들이 자신의 근력으로 시위를 당겨 쏘았는데, 사거리는 짧고 위력도 떨어졌다. 그러나 석궁은 사거리가 기존 활보다 훨씬 길었고, 아무나 다룰 수 있으면서도 정확했으며, 가공할 위력은 철판을 뚫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보잘것없던 일개 농노가 날린 석궁 화살에 철갑 옷이 뚫려 전사하는 기사들이 속출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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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빈 IBK기업은행 동부이촌동WM센터 PB팀장 |
석궁의 발명은 기사들의 자존심과 전투력을 손상시켰고, 일하는 사람에 대한 보호의무를 이행하기 어렵게 만들어 중세시대를 떠받쳐오던 쌍무계약 관계의 약화가 초래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상공업 발달과 그에 따른 도시의 발전이 장원 중심의 봉건사회를 종식하는 역사의 큰 흐름이었지만, 석궁으로 위력을 과시하는 약자들의 반란은 결국 시민권의 강화로 이어져 근대사회로 가는 힘이 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시 타이머를 현세에 맞춰 본다. 2007년 애플은 iOS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 ‘아이폰’을 시장에 처음 소개했다. 당시 휴대전화와 MP3, PDA를 결합한 혁신제품으로 시장의 관심을 온몸으로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 이후 안드로이드 OS로 스마트폰을 가장 빨리 만들어낸 주체는 바로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패스트팔로어 전략하에 뛰어난 역량의 부품제조 계열사와 함께 수직계열화를 이뤄 세계 최고의 제조역량을 선보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시 제조 역량을 뽐내려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바로 폴더블폰이다. 스마트폰의 화면을 접었다 펴면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펼쳐지고, 수십만번을 접었다 펴도 멀쩡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제품이라 전해진다. 거기에 홀로그램 기술로 입체 영상을 눈앞에 펼쳐 보일 수도 있어 영화 속 장면 같은 기능이 향후 구현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폴더블폰이 중세시대의 석궁처럼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혁신의 제품이 되어 한국 제품과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길 희망한다. 이를 통해 2019년은 외국인의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유입 확대와 이에 따른 긍정적인 투자시장 환경이 전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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