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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유서 " 부끄럼없이 살았는데…정치상황 휘말려”

입력 : 2018-12-08 14:15:40 수정 : 2018-12-08 14: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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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사찰로 기무사 단죄 유감…모든 짐은 내가 지고 간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지난 7일 투신해 숨진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유서가 8일 공개됐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하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 세월호 유족의 정치적 사찰을 지시한 혐의…“(기무사에 대한) 단죄”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 당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하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된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적었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박근혜 정권에 대한 비판이 빗발치자 세월호 유족의 정치적 성향과 개인정보의 수집, 사찰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었다. 경찰청 정보국으로부터 진보성향 집회의 계획을 받아 보수단체인 재향군인회에 전달을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이들 혐의를 ‘단죄’로 정의하며 전면 부인했다.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변호인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

이 전 사령관은 “영장심사를 담당해 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 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적었다. 모든 걸 자신이 안고 가겠다는 것이다.

이 전 사령관 변호인 측은 “군인은 공을 부하에게 (돌리고) 책임은 자기가 지고 간다”며 “자신이 사령관으로 있으면서 610, 310 부대장 2명이 구속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의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지난 3일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영장 기각 이후 이 전 사령관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가족, 친지, 그리고 나를 그동안 성원해 준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며 용서를 구한다. 군을 사랑했던 선후배 동료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사랑하는 가족들도 더욱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 60평생 잘 살다 간다. 모두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유서를 마무리했다.

이 전 사령관의 장례는 오는 11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소식으로 정신적 고통이 느껴지거나 우울감이 가중된다면 자살예방전화 1577-0199, 복지부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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