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기술로 ‘스마트 광산’ 진화
“외국 업체들이 우리 공장과 일자리를 파괴했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철강제품에 관세 25% 부과하겠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국가 안보를 언급하며 가장 먼저 공격한 분야가 철강산업이다. 중국을 염두에 뒀다지만 혈맹이라던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등 우방국에도 예외없이 ‘관세폭탄’이 떨어졌다.
이처럼 세계는 전략산업에 관한 한 전쟁 중이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은 말할 것도 없다. 보유국 대부분이 철을 전략자원으로 분류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한다. 반대로 철강사 입장에선 좋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건다. 품질, 가격 등 제품 경쟁력의 윤곽이 여기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9년 연속 ‘세계 최고 철강사’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 포스코는 어디서, 어떤 원료를, 어떻게 확보할까. 포스코가 연간 원료 수요의 4분의 1을 해결하고 있는 원료 구매 현장을 찾았다.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이 구매 단계를 외부에 노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철강제품에 관세 25% 부과하겠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국가 안보를 언급하며 가장 먼저 공격한 분야가 철강산업이다. 중국을 염두에 뒀다지만 혈맹이라던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등 우방국에도 예외없이 ‘관세폭탄’이 떨어졌다.
이처럼 세계는 전략산업에 관한 한 전쟁 중이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은 말할 것도 없다. 보유국 대부분이 철을 전략자원으로 분류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한다. 반대로 철강사 입장에선 좋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건다. 품질, 가격 등 제품 경쟁력의 윤곽이 여기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9년 연속 ‘세계 최고 철강사’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 포스코는 어디서, 어떤 원료를, 어떻게 확보할까. 포스코가 연간 원료 수요의 4분의 1을 해결하고 있는 원료 구매 현장을 찾았다.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이 구매 단계를 외부에 노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호주 서북부 필바라에 위치한 ‘로이힐(Roy Hill) 광산’. 인천을 출발, 홍콩을 경유해 호주 퍼스와 필바라 공항을 거친 뒤 다시 버스로 두 시간 달려 도착한 곳은 영화 ‘마션’의 한 장면 같았다. 지평선 까마득하게 펼쳐진 검붉은 대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65배(약 189㎢) 규모. 가늠하기 힘든 이 광활한 땅은 10여m만 걷어내면 너비 7㎞, 길이 27㎞ 광맥이 드러난다. 수백m 갱도를 파내려가는 우리와 달리, 구멍을 파서 폭약을 넣고 터뜨린 뒤 긁어내면 되는 노천광산이다. 원광 매장량만 23억t, 27년을 더 채굴할 수 있는 호주에서도 가장 큰 광산이다. 호주가 전 세계 철광석 매장의 30%, 생산 39%, 수출 54%를 차지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 단순 반복 작업, 광활한 현장 등을 감안하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긴요한 곳은 1차 산업 현장이었다.

포스코는 2000년대 중반부터 서호주를 두드렸다. 원료의 70%를 메이저 3사에서 공급받았는데, 국제가격 변동에 더해 횡포 수준으로 단가를 책정하면서 재무 위험이 커진 것이다. 철광석은 유연탄과 함께 쇳물을 만드는 핵심 원료로 제조원가의 60∼70%를 차지한다. 서호주는 호주 철광석의 80% 이상이 묻혀 있고, 한국 등 아시아권 국가와 가까운 서북부 포트 헤들랜드항이 광산과도 인접해 있다. 포스코로서는 원료수급을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마침 로이힐 광산의 대주주인 핸콕(Hancock)이 안정적인 판매처와 투자 파트너를 원하면서, 포스코는 2010년부터 역대 최대인 14억8600만 호주달러(약 1조50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로이힐 사업은 성장세가 견조하다. 연간 생산량은 2016년 2400만t에서 2017년 4300만t, 올해 5500만t 체제가 구축됐다.
배리 피츠제랄드 로이힐 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생산을 5900만t으로 늘리기로 하고 정부 승인을 추진 중”이라며 “2∼3년 뒤면 6000만t 체제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등이 투자한 미화 기준 총 72억달러 상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배리 CEO는 “작년에 10억 호주달러를 상환했다”며 “6년 뒤면 파이낸싱으로 조달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은 ‘2030년 매출 100조원’(2017년 60조6550억원)이란 청사진을 제시했다. 주력인 철강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 특히 자동차용 강판 공급사의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구상인데 로이힐을 빼고 설명하기 어렵다.
포스코 관계자는 “호주는 주력사업인 철강, 신사업인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 공급처”라며 “포스코 비전 2030의 출발지이자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로이힐(호주)=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