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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금리대출 확대 저신용자들 신용등급 높였다

입력 : 2018-10-23 19:56:44 수정 : 2018-10-23 21: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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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고객 분석자료 / 2금융권 대출보유 3만3000명 / 중금리대출 받아 고리대출 대환 / 연간 100억 가량 이자절감 효과 인터넷은행 출범에 따른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가 저신용자들의 신용등급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혁신적인 중금리 상품들이 출시되면 서민들의 신용등급도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케이뱅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케이뱅크에서 중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한 고객 중 대출 후 1개월 이내에 2금융권 대출비중을 10% 이상 줄인 경우가 5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탓에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케이뱅크에서 중금리(6~8%)로 자금을 빌려서 고금리 대출을 대환하는 비율이 높았다는 뜻이다.
작년 4월 케이뱅크 출범 이후 중금리 대출을 한 고객 중 2금융권 대출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던 고객들은 총 3만3000여명으로, 이들 중 1개월 내에 기존 2금융권에서 10% 넘게 대출을 줄인 규모만 약 730억원에 이른다. 평균금리가 22% 정도인 저축은행과 케이뱅크 중금리 상품(6.19%)의 금리차(약 15%포인트)를 고려하면 중금리 대출을 통해 연간 100억원가량의 이자절감 효과가 생긴 것으로 추산된다. 케이뱅크와 2금융권에서 모두 대출이 있었던 사람들의 데이터로 통계를 돌려본 결과 중금리 대출 고객 중 33.6%의 신용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은행연합회에 고시된 ‘신용대출 금리구간별 취급비중’ 지표에 따르면 금리 6% 이상 대출 비중은 케이뱅크(31.9%), 하나은행(28.1%), 신한은행(15.8%), 국민은행(13.4%), 우리은행(11.8%) NH농협은행(5.2%) 등의 순이었다.

케이뱅크가 애초에 목표로 한 니치마켓 중 하나는 사회초년생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소기업 직원으로 신용 거래내역이 없어서 연체 경험이 없는데도 은행에서는 돈을 빌리기 어려운 상태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융거래 내역이 없는데 실제로 회사의 규모, 안정성도 적다면 일반은행에서 돈을 쉽게 돈을 빌리기 힘들 것”이라며 “이런 고객들이 제대로 된 등급을 받을 수 있게 KT에서 얻은 통신정보를 사서 기존 CB사(신용평가회사)에서 얻은 신용정보와 접목해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인 미만의 소기업에 다니는 사회초년생들도 통신요금 납부나 로밍 서비스 기록, 휴대폰 번호에 연결되어 있는 인터넷, IPTV 이용료 납부 기록 등을 근거로 신용등급을 매겨서 중금리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한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대출을 할 수 없었던 ‘신 파일러’(금융거래가 거의 없어 관련 서류가 얇은 금융 고객)가 케이뱅크에서 대출을 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다”며 “향후 통신데이터뿐만 아니라 KT의 자회사인 BC카드의 가맹점 매출 정보나, 주주회사인 GS리테일의 데이터들까지 이용할 수 있다면 중금리 혜택을 줄 수 있는 고객의 대상 폭은 점점 더 넓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머신러닝을 도입해 자체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자체 중금리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책 금융상품 외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상품은 미미한 수준이다.

신용평가 모델이 정교화된다면 신 파일러, 중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등이 더 확대될 여지가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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