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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집사'들 오세요…4인4색 '펫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만남

입력 : 2018-10-18 08:00:00 수정 : 2018-10-17 2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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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소재와 조건 없는 재생 시간 그리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영상 제작부터 공개까지 홀로 뛰는 창작자(크리에이터)들이 늘면서 ‘1인 미디어’ 시대의 영역이 끝없이 넓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는 채널이 넘쳐나며,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는 구독자 수십만명 이상을 보유하는 등 이전에는 청소년의 꿈이 연예인이었다면 이제는 ‘유튜버’나 ‘BJ’가 될 정도로 시대가 바뀌었다.

반려인구 1000만시대 도래로 유튜브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영상을 만드는 ‘펫튜브’ 크리에이터들 인기도 날로 치솟고 있다. 펫튜브는 ‘펫(반려동물)’과 유튜브의 ‘튜브’를 합성한 단어로서 업계에서는 반려인의 일상 공유로 비(非) 반려인의 대리만족 및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반려동물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장으로 유튜브가 거듭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망과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랜(LAN)선과 동물 키우는 주인을 집사에 빗대 합친 ‘랜선집사’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크리에이터들은 관심유도나 일상공유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반려인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도울지 고민한다. 일상의 행복을 나누고 마음만 먹으면 ‘평생’ 영상을 볼 수 있는 만큼 정성을 다해 만든다. 10분이 되지 않는 완성작을 위해 여러 시간을 들이지만 ‘좋으니까’ ‘행복해서’ 앞으로도 같은 길을 걷고 싶다는 게 이들의 마음이다.

17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서 만난 △‘Ari는 고양이 내가 주인’ 채널의 남기형씨 △‘꼬불하개파마’ 채널의 김진씨 △‘이홍렬 TV’의 개그맨 이홍렬씨 △‘펫칼리지’ 채널을 운영하는 박대곤 대표는 채널 철학을 소개하는 동시에 펫튜브 생활이 일상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밝혔다. 이들은 수많은 크리에이터들과 공존할 방법도 고민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여한 △‘Ari는 고양이 내가 주인’ 채널의 남기형씨 △‘이홍렬 TV’의 개그맨 이홍렬씨 △‘꼬불하개파마’ 채널의 김진씨 △‘펫칼리지’ 채널을 운영하는 박대곤 대표(사진 왼쪽부터)가 활짝 웃고 있다. 유튜브 제공.


김진씨 부부가 기르는 갈색푸들 ‘파마’는 유기견센터에서 데려왔다. 두 차례 유기견 입양 실패 경험이 있었던 그는 어디서도 입양 과정이나 생생한 후기를 접할 수 없었다면서, 네티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채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상 10편만 올려보고 의미가 있다 판단되면 이어나가자는 계획이 지금에 이르렀다. 그는 ‘유기견’을 보는 편견에 목소리를 내고자 가족과 파마의 생활이 담긴 영상을 올리게 됐으며, 시청자의 생각 다양성 존중을 위해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라는 키워드는 강요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뺑코’로 알려졌던 개그맨 이홍렬씨는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약 3년간 하면서 고양이 ‘풀벌’을 키우게 됐다고 밝혔다. 카메라 촬영을 좋아해 17년간 키워온 반려묘의 다양한 모습이 영상으로 남았고, 암으로 풀벌을 떠나보낸 뒤 추억을 돌이키는 동시에 가족의 따뜻한 정(情)을 알리고자 지난 6월말부터 유튜버로 변신했다. 짤막한 내용으로도 재미와 감동을 전할 수 있고, TV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대로 영상 내용을 펼쳐나갈 수 있는 유튜브의 장점이 맞아떨어졌다. 그는 쏟아지는 네티즌들의 반응 덕분에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구독자 약 41만명에 동영상 130여개, 누적 조회수 7700만뷰를 기록 중인 남기형씨는 고양이 채널 애청자 사이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인이다. 짧지만 ‘고양이를 소환해 보았습니다’ ‘고양이를 앉혀보았습니다’ ‘고양이에게 더빙을 입혀보았습니다’ 등 참신한 콘셉트의 영상을 선보였으며, 매회 10만건 이상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유머러스한 성격에 한 지붕 아래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는 아리와 남씨 사이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보는 이들을 폭소케 한다.

채널 콘셉트가 교육방송이라고 소개한 박대곤 대표는 수의사가 반려인들을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프지 않게 도와주는 게 먼저라고 했다. 서울 서초구, 마포구, 서대문구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후배들을 불러 모아 영상을 만들었다. 반려동물 의료정보가 온라인에 많지 않고, 있어도 검증되지 않은 게 많아 나섰다고 덧붙였다. 10분짜리 영상 제작을 위해 6~7시간이 걸리지만 재밌고 의미도 있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갈색푸들 '파마'와 김진씨. 유튜브 제공.
이홍렬 TV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촬영하는 입장에서 이들은 동물들과 정서적 밀착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씨는 업로드 후에도 같은 영상을 돌려보면서 ‘촬영 당시’ 파마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이해했다. 남기형씨는 유튜브 시작 전에는 단지 같이 사는 생명체였지만 계속 관찰하다보니 아리의 언어를 습득하게 됐다. 반려인들을 위한 정보 제공이 목적인 박 대표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더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은 사람과 앞으로 수의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해 더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특히 박 대표는 ‘유튜브에서 질병상담은 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고 밝혔다. 사람과 달리 동물의 병은 주사 한 방이면 다 된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몇 줄로 질문하고 답하는 내용이 아니라며 차라리 질문 올릴 시간에 병원에 가는 게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대충하는 것처럼 보인 탓인지 좋지 않은 말을 듣기도 했지만, 앞으로도 같은 방침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이홍렬씨는 펫튜브 활동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시청자들과 소통이 가능해졌다. 자신이 출연했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시트콤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다면서 채널에서 만나 기쁘다는 2000년생 네티즌 댓글에 무척 기뻤다고 했다. 그는 특정 연령층의 시청자를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구독자의 댓글이 큰 힘을 주는 만큼 앞으로도 작업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들 때의 재미를 보는 사람에게도 전달하고 싶다는 ‘유튜버 신인’으로서의 포부도 드러냈다.

김진씨는 댓글마다 답변을 달려 노력한다. 함께 기르는 느낌으로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이 많아 그들의 반응에 소홀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기견을 입양한 이들이나 지금은 사정상 개를 키울 수 없지만 나중에는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는 반응을 볼 때 힘이 난다고 그는 말했다.

시청자와 반말을 주고받는 남기형씨는 예의를 잃지 않는 선에서 장난칠 수 있는 마당이 형성된 덕분에 그런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영상 제공자와 보는 이의 소통이 장점으로 꼽히는 유튜브에서 자기 채널만의 특성을 만든 그는 같은 분위기가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청자와 남기형씨 사이의 코드는 완벽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남기형씨와 반려묘 '아리'. 유튜브 제공.
'펫칼리지' 유튜브 채널 페이지 캡처.


유튜브에서 ‘펫튜브’를 비롯해 연관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많은 반려동물 채널이 등장한다.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들도 많다. 누적 조회수가 수억건을 넘긴 채널도 보인다. 구독자 수도 다양해 수만명에서 많게는 백만단위를 자랑한다. 앞으로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제작자가 계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공존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적어도 현장에서 만난 크리에이터들은 공존에 더 많은 가치를 뒀다.

김진씨는 “여기 계신 분들과 콜라보레이션 영상을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기형씨는 “펫튜브 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함께 사는 동물이 자기보다 먼저 떠난다는 것을 생각하셨을 것”이라며 “시청자들에게 가장 먼저 전달되어야 하는 건 동물에 대한 사랑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펫튜브 제작자들이 공존하며 보는 이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게 우선이라는 거다. 이홍렬씨와 박 대표도 공동 제작을 통한 깊은 정보 전달을 공존 방법의 하나로 제시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여한 △‘Ari는 고양이 내가 주인’ 채널의 남기형씨 △‘이홍렬 TV’의 개그맨 이홍렬씨 △‘꼬불하개파마’ 채널의 김진씨 △‘펫칼리지’ 채널을 운영하는 박대곤 대표(사진 왼쪽부터)가 활동 배경 등을 밝히고 있다. 유튜브 제공.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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