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고(故) 김창호 대장 등 5명의 한국 원정대원 시신이 17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화물청사 내 대한항공 화물터미널로 나오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고 김창호 대장, 고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 고 유영직 대원, 고 임일진 감독, 고 이재훈 대원. 인천공항=뉴시스 |
김창호 대장과 유영직 장비 담당, 이재훈 식량·의료 담당, 임일진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 등 5명의 시신이 대한항공 KE696편을 통해 네팔 카트만두의 트리부반 국제공항을 출발, 이날 오전 5시 7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새벽 일찍 시신이 나오는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 나온 유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고개를 파묻고 애써 울음을 삼켰다. 대원들의 시신은 검역·통관 과정을 거친 뒤 오전 6시 23분부터 화물터미널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흰 천에 덮인 관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유족들은 일제히 눈물을 쏟으며 “불쌍해서 어쩌누”, “우린 어떡하라고”하며 통곡했다.
일부 유족들은 운구차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관을 붙잡고 오열했으며, 이 때문에 운구 행렬이 잠시 멈추기도 했다. 또 유족들은 서로 껴안고 슬픔을 나누고 등을 토닥이며 격려하기도 했다.
장례위원장이자 사고 수습을 담당한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그들이 산을 타며 이룬 기여와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하며 온 산악인들이 애도하는 분위기"라며 "살아있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무슨 말이 있겠느냐.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히말라야에서 그들은 다시 등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 회장은 사고 원인과 관련 "등반 사고 중 돌풍으로 인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웬만한 유품은 다 들어왔고, 등산 장비 등 네팔에 있는 나머지 장비들은 수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욱 한국대학산악연맹 자문위원은 "네팔산악연맹이나 대사관에서 잘 협조해 준 덕분에 굉장히 신속하게 (수습이) 잘 끝났다"며 "20∼30년을 알고 지낸 후배들인데…이제 마음의 정리도 해야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운구차로 옮겨진 5구의 시신들은 오전 6시 40분쯤 화물터미널을 떠나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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