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연구팀이 SNS에 섹시 셀카를 게재한 6만 8000여 명의 여성과 이들이 거주하는 5567개 도시, 1622개 지역의 소득 격차를 비교·분석한 결과 남성보다 소득이 현저하게 낮은 여성일수록 자신의 매력을 과시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남녀 소득 격차가 없거나 적은 지역 여성들에게서는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경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조사 및 분석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113개국에서 발신된 SNS 게시물을 추적·조사한 결과 경제 불평등이 높은 곳. 예를 들어 미국과 싱가포르 등지의 여성들은 섹시 셀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을 이끈 젠더심리학 캔디스 브레이크 교수는 “경제적인 불평등이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고, 이러한 계층에서 하위에 속한 여성들은 불안과 불만을 느껴 과열된 섹시 셀카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스스로 매력을 드러내는 여성이 많은 곳일수록 그 지역 경제경쟁이 치열했다. 이들은 일종의 지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자들은 “여성의 왜곡된 자기사랑이나 나르시스적인 모습은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다른 수단이 없는 상황임을 호소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불안과 불만이 무의식적으로 섹시 셀카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움은 ‘사회적 가치’가 있어서 생존경쟁 속 여성이 ‘아름다움’을 활용하는 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진화론으로도 파란 눈동자, 금발, 풍만한 가슴 등 여성의 ‘미(美)‘는 그들이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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