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방송 매체인 NHK의 대표 연말 가요제인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戦)'의 수석 프로듀서가 여성 직원을 성희롱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일본 요미우리·마이니치 등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NHK 제작국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50대 남성 부장 A씨가 사내에서 여성에게 성희롱을 해 지난 8월에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봄 NHK에서 한 여성 직원이 A씨에게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고 고발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A씨가 이를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음악 프로그램 기획에 오랫동안 종사해왔으며 예능 프로그램 제작 경력이 긴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과 지난해 홍백가합전의 진행자와 출전 가수 선정에 수석 프로듀서 및 책임자를 역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특히 지난해 '홍백가합전'에 올해 은퇴한다고 밝혀진 일본 톱 가수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恵) 출연을 성공시키며 방송국 내외에서 능력을 인정 받고 외부 평가 또한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6월 정기 인사이동에서 제작국이 아닌 다른 부서로 인사발령이 나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에 대해 NHK 홍보국 관계자는 "NHK는 '성폭력 예방 규정'을 정해 엄격히 대응하고 있다"면서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으면 내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홍백가합전은 일본을 대표하는 연말 음악 가요제다.
매년 12월 31일 도쿄 시부야 NHK 홀에서 일본의 가수들이 홍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홍백팀 대결 형식으로 노래를 부르는 프로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45년 12월 31일에 '홍백음악시합' 형식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이후 1951년에 제1회 NHK 홍백가합전(第1回NHK紅白歌合戦)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으로 방영된 후 매해 방영되고 있는 일본 연말을 대표하는 국민 프로그램이다.
역대 최고시청율은 1963년 14회로 공식 시청률은 81.4%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년 평균 40%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연말에 홍백가합전을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어 해당 프로는 '일본의 슈퍼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홍백가합전 홈페이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