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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롤러코스터' 대북 정책에 몸살 앓는 주한미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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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26 10:10:02 수정 : 2018-09-26 1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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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가 1년 만에 이뤄진 올해 연설에서는 ‘새로운 평화’를 추구하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해 4월에는 한반도 인근에서 항공모함 3척을 동시에 전개하는 무력시위를 통해 대북 선제 타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북한의 핵심 지도부와 군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코피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올해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무기 중단하는 전격적인 결정을 내려 미군 당국과 주한 미군이 혼란과 충격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미국의 언론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Business Insider)는 25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대북 정책으로 (주한)미군은 상처를 입었고, 만약 그의 외교가 실패로 끝나면 주한 미군의 생명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미 군사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한 양보 조처가 그대로 준수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2만 8000명의 주한 미군 준비태세가 약화됨으로써 미군이 괴로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했지만 크게 얻어낸 게 없다”면서 “이제 주한 미군은 보다 증대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의 증언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는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으로 한·미 연합군의 군사적 준비태세가 저하됐다고 증언했다.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8, 9월의 훈련 중단은 우리가 북한과의 관계를 기꺼이 바꾸려고 하는 과정에서 감행한 신중한 모험이었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분명히 군의 준비태세에 저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내년 봄에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실행 여부는 지도자들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의 준비 태세가 저하하지 않는 한도에서 얼마나 많은 연합훈련을 중단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여전히 상당한 능력이 있고, 미국은 북한에서 올지도 모르는 대륙간 위협, 불균형적인 위협 시도에 또렷한 눈으로 대처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허버드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연합 훈련 중단 파장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한·미 연합 훈련을 통해 북한이 남침하거나 심지어 핵 전쟁을 일으킬 경우에 한·미 연합군이 어떻게 공동으로 대응할지 전투 시나리오를 한국과 세계에 선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연합 훈련으로 준비 태세를 유지해왔고, 북한과 전쟁을 하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어떻게 그 희생자와 피해를 최소화할지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한·미 연합 훈련은 북한과의 관계 발전이나 대북 대화를 가로 막는 핵심 장애물이었던 게 사실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이 훈련이 줄수 있는 메시지와 준비 태세 강화 등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였고, 지난해 4월에는 3척의 항공모함을 동시에 출격하도록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에이브럼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외교가 작동하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북한은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실질적인 비핵화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만약 어떤 이유로 북·미 대화가 후퇴하고, 군사적 긴장 사태에 다시 직면하게 되면 주한 미군은 과거보다 안전하지 못할 것이고, 한국인과 미국인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한 데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 후 교환하며 악수하고 있다. 뉴욕=이제원 기자
◆한·미 전략자산 전개 비용 대립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한·미 양국은 그러나 두 정상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미 양국은 지난 3월부터 7차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협의했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원자력추진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한반도 및 그 주변으로 출동하는 비용까지 한국이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 측은 전략자산 전개 비용이 방위비 분담의 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지급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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