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나만의 시간 원하는 현대인들, 나만의 공간도 간절해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8-09-26 05:00:00 수정 : 2018-09-23 16:17:42

인쇄 메일 url 공유 - +

현대인들에게 혼자라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의식주 활동과 소비생활 전반에 걸쳐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는 태도가 두드러지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길 바라는 마음도 큽니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누리면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그리워하고 내 방에서 오래 머물고 싶어하는 것도 결국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집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기에 최근 집 밖에서도 혼자만의 공간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해 커피전문점에서는 1인 좌석을 많이 설치하고 있고, ‘스터디카페’와 ‘코인노래방’ 등 혼자서 찾기 부담 없는 시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모던 바(Bar)'도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대인 78.8%는 평소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가 나만의 공간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그 어떤 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을 때 가장 많이 했다.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내 방이었다.

집을 나만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10명 중 7명은 지금 사는 곳의 실내 공간을 바꿔보고 싶다고 답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나홀로 공간을 찾는 현대인들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혼자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외부의 방해로부터 벗어난 공간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8명(78.8%)이 평소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특히 젊은 층일수록 혼자만의 공간의 필요성(20대 90%, 30대 81.2%, 40대 72%, 50대 72%)을 크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집의 ‘내 방’(67.9%·중복응답)이었다. 그만큼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강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

그 다음으로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는 그냥 걷는다(43.1%)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커피전문점(29.6%)과 자동차(16.9%), 공원(16.5%)을 혼자만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밖에 최근 즐겨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노래방(6.3%)과 스터디카페(2.3%)에서 혼자 머무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어떤 것도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을 때(65.4%·중복응답) 가장 많이 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아무 것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나만의 공간’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주로 남성(59.1%)보다는 여성(71.3%), 그리고 젊은 세대(20대 71.6%, 30대 68.5%, 40대 61.7%, 50대 57.8%)가 어떤 것도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또한 혼자 하고 싶은 것들이 많거나(45.7%), 집중해서 해야 할 것들이 있을 때(42.1%)도 혼자만의 공간을 많이 찾는 편이었다.

사람들과 있으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36.2%)는 응답도 상당해 대인관계 피로도 때문에 혼자만의 공간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을 피해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자 하는(20대 51.6%, 30대 34.5%, 40대 30%, 50대 25%) 성향이 매우 강했다.

평소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는 점도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보여졌다. 물론 깨어 있는 동안에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의 비중(58.7%)이 아무래도 더 높을 수밖에 없지만, 혼자 있는 시간의 비중(41.3%)도 결코 적지 않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앞서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장 많이 느끼는 20대가 평소 혼자 있는 시간(20대 48.9%, 30대 35.8%, 40대 38.6%, 50대 41.8%)이 많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의 비중이 높고,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상당하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결국 혼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집을 나만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현대인들

특히 앞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는 주로 집의 내 방에 들어간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이를 통해서 집을 나만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었다. 가령 전체 10명 중 7명(69.2%)이 지금 사는 곳의 실내 공간을 바꿔보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여성(남성 62.6%, 여성 75.8%)과 젊은 세대(20대 74.4%, 30대 70%, 40대 67.6%, 50대 64.8%)가 집의 실내 공간을 바꾸고 싶어하는 태도가 보다 강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나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집과 자신의 방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며보고 싶어하는 태도가 큰 것으로 보여진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사는 집을 직접 지어서 살아보고 싶어하는 사람들(67.2%)이 매우 많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다만 방의 크기보다는 거실의 크기를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강해 보였다. 방이 작거나, 적더라도 거실이 큰 집이 좋다는 사람들(동의 54.4%, 비동의 32.5%)이 집에 개인공간인 방이 더 많아지고 거실이 작은 것을 선호한다는 사람들(동의 27.5%, 비동의 60.4%)보다 많은 것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의 경우 방이 더 많아지고 거실이 적은 것을 선호하는 태도(20대 43.6%, 30대 27.6%, 40대 22.8%, 50대 16%)가 상대적으로 강한 편으로, 집 안에서도 방을 개인을 위한 공간으로 한정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58.7%)이 가장 많은 가운데, 작년 대비 증가했다는 응답(22.9%)과 감소했다는 응답(18.4%)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혼자 시간 보내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 늘어나

최근 집과 자신의 방, 커피전문점 외에도 혼자 시간을 보내고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러 시설과 공간이 부쩍 많아진 느낌을 받게 되는데 스터디 카페와 코인 노래방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먼저 일반 카페와 독서실의 기능이 혼합된 공간으로 혼자 조용히 공부 및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인 스터디 카페의 경우 소비자 10명 중 8명 정도(77.5%)가 인지(잘 알고 있음 41.9%, 이름은 잘 모르지만 존재는 알고 있음 35.6%)하고 있었으며, 인지자의 29.5%가 실제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로 젊은 층(20대 42.4%, 30대 33%, 40대 20.8%, 50대 17.4%)과 대학원(생)(42%)이 많이 찾는 공간이었다.

주변 친구 및 지인의 추천으로 찾았거나(36.7%), 검색을 해서 일부러 찾아간(35.8%) 경우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스터디 카페를 이용하는 중요한 이유는 일반 카페에 비해서는 조용하고(34.9%, 중복응답), 독서실에 비해서는 답답하지 않다(33.6%)는 것으로, 카페와 독서실의 장점이 잘 결합된 공간으로 이용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모습이었다.

공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적절하고(31%), 공부를 위한 주변 시설이 잘 준비되어 있다(27.9%)는 평가도 많았다. 특히 이용경험자의 65.9%가 스터디 카페 이용이 만족스러운 편이라고 응답할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향후 이용의향 역시 비교적 많은 편으로, 전체 절반 이상(53.5%)이 앞으로 스터디 카페를 이용해보고 싶다는 의향을 드러냈다. 앞서 이용경험이 적었던 중장년층의 이용의향(20대 52.8%, 30대 48%, 40대 56.4% 50대 56.8%)이 높은 부분이 눈에 띈다.

코인 노래방의 경우는 이미 거의 대부분이 인지하고(잘 알고 있음 76.7%, 이름은 잘 모르지만 존재는 알고 있음 18.6%)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공간으로, 인지자의 절반 가량(52.8%)이 실제 이용경험도 가지고 있었다. 특히 20대 젊은 층이 매우 많이 찾는 공간(20대 86.3%, 30대 64.6%, 40대 31.8%, 50대 24.7%)이었다. 이용만족도도 높은 수준으로, 이용자 10명 중 7명(69.6%)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 노래방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다(74.6%·중복응답)는 것으로, 시간당 과금이 되는 기존 노래방과는 달리 1곡당 과금이 되는 요금체계에 만족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고(63.4%),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서(34.6%) 코인 노래방을 찾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다. 혼자 이용하기 좋은 공간으로도 많이 인식되고 있었다. 혼자 노래를 부르고 싶거나(33%),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노래를 하고 싶을 때(27.6%) 코인 노래방을 찾는 이용자들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코인노래방이 어느 정도 혼자만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평소 일반 노래방을 1년에 1번 이상 찾는 사람들(전체 74.5%) 중에서 혼자 노래방을 이용하는 비중(12%)이 결코 적지 않고, 내심 혼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혼자서 이용하기에 좋은 코인 노래방의 수요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 보인다. 실제 향후 코인 노래방의 이용 의향을 가진 응답자가 전체 46.3%로,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24.3%)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나만의 공간 원하는 현대인 따라 변화하는 음주 문화

나만의 고유한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주류 소비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혼술 문화가 등장했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이 생겨났다. 그중에서도 ‘모던 바(Bar)’는 세련된 감각의 럭셔리한 공간에서 프라이빗함까지,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모던 바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술은 바로 위스키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술 한잔을 마셔도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게 음미하며 즐기려는 트렌드가 확산, 싱글 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최근 1년동안 싱글 몰트 위스키 판매량은 총 6만2476상자(1상자=9L)로, 전년 동기(5만7540상자) 대비 9% 가량 증가했다.

싱글 몰트 위스키는 숙성된 오크통에 따른 섬세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풍미가 특징으로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기기 좋다. 싱글 몰트 대표 브랜드 '더 글렌리벳(THE GLENLIVET)'은 풍부한 과일의 달콤함과 스파이시함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더 글렌리벳 15년은 한여름 늦은 오후 햇살과 같은 강렬한 골드 빛깔로 감귤의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강렬한 향과 잘 익은 망고, 계피, 그리고 흰 후추의 조화로운 맛이 특징이다.

싱글 몰트 바 증가세도 주목할만하다. 2007년부터 연 1~2회 전국 싱글 몰트 바 현황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한국위스키협회 유용석 이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2월 69개, 2014년 12월 101개에 이르던 싱글 몰트 바가 2015년에는 167개, 2016년 12월에는 250개로 1년만에 무려 83개 증가했다. 올해 3월 기준 300여개 전문 싱글 몰트 바가 성업 중이다.

이처럼 모던 바는 싱글 몰트 위스키를 벗삼아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밤 분위기 있는 모던 바에서 고품격 혼술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