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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실패’ 논란 불지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전면개편

입력 : 2018-09-18 21:04:34 수정 : 2018-09-18 21: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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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지출부문 나뉘었던 조사 / 2020년부터는 통합조사 공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흠집을 낸 가계동향조사가 2020년 전면 개편된다.

통계청은 18일 소득·지출 부문으로 나뉘었던 가계동향조사를 통합하고 분기마다 공표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가계동향조사 통합작성방안’을 발표했다. 가구단위 수준에서 소득과 지출을 연계해 분석하고 맞춤형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가계동향조사는 2016년까지 소득과 지출 부문으로 나눠 분기마다 발표했으며 지난해부터 지출조사는 연간 단위, 소득조사는 분기 단위로 분리해 발표했다. 통계청은 소득조사 과정에서 고소득층의 응답 누락이 지속돼 소득 불평등 상황이 하향 집계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조사 이후 해당 조사를 폐기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관련 예산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 파악 등을 이유로 예산 증액을 요구해 28억원의 예산이 증액되면서 조사가 재개됐다.

지난해 4분기 가계소득과 분배 지표가 모두 개선되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힘이 실렸지만,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는 저소득층 소득 감소와 분배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달이 났다. 여기에 지난해 5500가구이던 표본을 올해 8000가구로 늘리는 과정에서 저소득층 가구가 다수 포함돼 지표가 악화됐다는 표본 신뢰성 논란이 더해졌다. 2분기 소득조사 결과 발표 이후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경질되고, 표본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던 강신욱 청장이 임명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통계청은 내년까지는 소득조사는 분기별로, 지출조사는 연간으로 발표하는 현행 방식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통합조사는 내년에 시작하되 조사 결과는 2020년 1분기 현황 공표 때 함께 발표한다. 새로운 통합조사와 기존 분리 조사 결과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 등 비교 지표는 시계열 분석이 가능하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를 개편하기로 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통화에서 “전임 정부에서 소득조사의 문제를 지적했던 현 여당 의원들이 정권이 바뀐 뒤에 조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조사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서 통계청의 신뢰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린 결과가 됐다”며 “국가 스스로가 국가통계의 신뢰성을 무너뜨린 상황에서 새로운 통계가 나온다고 해도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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