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의 글래디에이터 갑오징어
갑오징어는 투구 같은 갑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 오징어는 척추에 얇은 플라스틱 같은 것이 있지만 갑오징어는 굉장히 단단한 뼈가 전체 무게에 50%는 족히 차지하고 있다. 이 뼈는 미용재료도 사용한다.
심해에 사는 갑오징어는 날로 먹으면 잘 익은 가래떡처럼 쫀득쫀득한 식감이 있다. 익혀서 먹으면 달콤함과 바다의 감칠맛이 살아나 더 깊은 맛으로 다가온다. 갑오징어는 일반 오징어보다 3~4배 정도 더 비싼 귀한 식재료로 두께도 상당해 스테이크 요리로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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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먹물 에스푸마, 삶은 갑오징어 몸통 한 개 분량, 스모크 파프리카 파우더, 장식할 허브 ■먹물 에스푸마 재료 및 만들기 우유 500ml, 작은 감자 1개, 마늘 10개, 소금, 후추, 먹물 1작은술 1. 감자는 깨끗이 씻은 뒤 껍질을 벗기고, 빨리 삶기 위해 얇게 슬라이스한다. 2. 마늘은 꼭지를 따 슬라이스한 뒤 냄비에 감자, 우유와 함께 넣고 끓인다. 3. 끓으면 약불로 줄여 감자와 마늘을 푹 익힌 뒤 후추와 소금은 밑간만 한다. 4. 따뜻할 때 먹물과 함께 믹서에 갈아 채에 내려 차갑게 빨리 식힌다. 이어 사이폰에 넣고 뚜껑을 닫은 뒤 이산화질소를 충전한 뒤 여러 차례 위아래로 흔들어 기체와 액체가 잘 섞이게 하고 냉장 보관한다. ■갑오징어 삶기 재료 및 만들기 갑오징어 몸통 1개, 레몬 1/4개, 화이트 와인 100ml, 물500ml, 월계수잎 1장, 소금 1. 갑오징어를 세로로 반을 자르고 칼집을 안쪽에 비스듬히 넣은 다음 한입크기로 자른다. 2. 냄비에 물을 담고 레몬을 짜 넣은 뒤 남은 껍질도 함께 넣고 와인, 월계수잎, 소금으로 간을 하고 끓인다. 3. 끓인 물에 갑오징어를 넣고 너무 뻣뻣하지 않게 1분 정도 삶은 다음 얼음물에 식혀서 준비한다. ■플레이팅 1. 글라스에 소스를 짠다. 2. 갑오징어를 예쁘게 얹은 후 스모크 파프리카 파우더를 살짝 뿌려 터치한다. 3. 허브로 장식해 마무리한다. |
분자요리의 1세대는 스페인의 미슐랭 가이드 3스타 엘 부이(El Bulli) 레스토랑의 유명 셰프인 ‘요리 천재’ 페란 아드리아다. 그는 진공조리법, 액화질소, 염화칼륨 등 첨단을 걷는 재료와 기술을 동원해 분자요리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가 발명한 분자요리는 수도 없이 많지만 에스푸마는 대표적인 요리 테크닉이다. 액체상태의 크림은 소스처럼 돼버려 삼켜야 한다. 반면 그보다 질량이 가벼운 휘핑(whipping) 상태로 만들면 입안에서 스스르 사라진다.

차가운 액체상태의 크림을 거품기를 이용해 한 방향으로 빠르게 저으면 크림 입자에 공기가 들어가 부풀어지면서 부드러운 거품 상태가 된다. 믹서도 마찬가지다. 이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킨 것이 에스푸마다. 원하는 크림을 액체로 만들어 사이폰(siphon)이라는 기계에 넣어 이산화질소(N₂O)를 주입하면 새 깃털처럼 질감이 가볍고 부드러운 폼상태로 변한다. 1990년대에 유행한 머리에 바르는 무스를 떠올리면 된다. 액체상태의 무게보다 10분의 1 정도의 중량으로 더 부드럽고 가벼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더구나 예전방식처럼 믹서를 이용하거나 손으로 힘들게 휘핑을 만들 필요가 없다. 이 에스푸마 방식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커피숍으로 바로 휘핑크림이다.
에스푸마는 수프 위에 얹는 크림, 디저트, 에피타이저, 샐러드 등 여러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크림은 감자, 마늘을 사용하면 고소함과 깊은 맛을 극대화하면서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오징어 먹물을 넣어 맛과 색감을 추가하고 스모크 파프리카를 뿌리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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