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 머리칼과 속눈썹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두 소녀. 이들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바크로프트 TV는 호주 멜버른의 백색증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 루시 카펜터(14)와 새미 맥콤(13)의 사연을 전했다.

루시와 새미는 멜라닌 합성 결핍으로 인해 눈, 피부, 털 등에 색소 감소를 나타내는 선천성 유전질환을 앓고 있다. 이들은 특히 눈과 피부에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시각 장애를 일으키며, 자외선에 민감한 범발성백색증을 진단 받았다.
두 사람은 백색증을 앓고 있는 가족을 위한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증세에 대해 서로 공감할 부분이 많았던 그들은 이후 연락을 이어갔고, 금방 절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루시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친한 친구가 생겨 좋다. 다른 많은 친구들은 내가 겪은 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늘 ‘괜찮냐’고 묻지만 새미는 정확하게 내가 겪은 일을 알기 때문에 농담조로 나를 비웃는다”고 말했다.
이들이 친해진 데 엄마들의 공이 컸다. 둘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안한 것도 새미의 엄마 캘리였다. 루시의 엄마 에린은 “누군가에게 자신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좋은 거죠”라고 뿌듯한 심정을 드러냈다.

백색증에 대해 부정적이던 루시와 새미는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한 후 자신감을 얻었다. 두 사람의 공동 계정은 빠르게 주목을 받으며 1만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루시와 새미는 각각 “이렇게 서로를 잘 아는 사람과 친해지기 힘들다. 우리는 친구가 아니고 자매 같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고 늘 싸우지만 여전히 계속 친구다”라고 서로를 향한 특별한 우정을 드러냈다.
손유빈 기자 nattobin@segye.com
사진=바크로프트 TV, 루시·새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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