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국내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 A씨는 “딜러가 와서 정리 중”이라는 짤막한 글과 함께 현장 사진을 게재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경비실 근처에 선 견인차와 전날까지 가득 붙어있던 쪽지가 모두 제거된 차량의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글에서도 차주가 차량을 매각했으며, 딜러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차를 정리한다는 내용이 관찰됐다.
다만, 차주가 정말 자신의 차를 처분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견인차를 근거로 매각이 맞느냐는 의문까지 제기됐다.
![]()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일은 지난 27일 발생했다.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50대 여성 B씨가 이날 오후 4시쯤 자신의 캠리 차량을 세우고는 자리를 떴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려던 주민들은 차를 발견하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 운전대를 돌리는 큰 불편을 겪었다.
도로로 다시 나온 주민들의 차량과 인근 쇼핑몰을 오가는 손님들 차량이 엉켜 일대는 큰 혼잡이 발생했다.
6시간여를 기다린 주민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후 10시쯤 차를 들어 아파트 정문 근처로 옮겼다.
앞선 29일 오후 세계일보가 찾은 해당 아파트 정문에는 경계석과 주차금지 표지판 등으로 둘러싸인 캠리 차량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차량 앞 유리에는 아파트 단지 주차위반 스티커가 4장 부착돼 있었다. 스티커는 26∼28일 3일간 아파트 측이 부착했다.
B씨는 아파트 단지 주차단속 스티커가 자기 차량에 붙은 것에 화가 나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소 측은 규칙에 따라 했을 뿐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양 측이 대치하는 사이 시간은 사흘이나 흘렀지만, 사태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지켜보는 주민들만 답답할 뿐이었다.
![]() |
세계일보 자료사진. |
현장에서 만났던 주민 C씨는 “주민들은 직접 차주를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며 “차주가 앞에 나서서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지적했다.
관리소 측은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다는 기자의 질문에 “답해드릴 사람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차량에 붙은 주민들의 쪽지를 두고 승강이가 인 끝에 철거됐지만, 오후 다시 누군가 쪽지함을 두고 가면서 성난 주민들의 메시지가 차량 겉면을 가득 채웠다.
특히 아이들도 “차를 얼른 가져가세요” “불법 주차” “도덕시간에 수업을 잘 안 들으셨나 봐요” 등의 쪽지를 붙여 보는 어른들을 부끄럽게 했다.
![]() |
세계일보 자료사진. |
화가 난 주민들은 이날 오후 늦게 차에 붙인 경고문에서 차주의 공식 사과와 차량 이동 등을 요구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30일 해당 차주의 동호수와 이름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받는 B씨는 9월 초순 경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