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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헐리우드 돌풍과 병역의무 [아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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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30 12:00:00 수정 : 2018-08-30 10: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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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Crazy Rich Asians)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봉된 뒤 주요 언론의 지면을 장식했다. 한국 관객들도 9월이면 영화관에서 이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이 영화는 아시아계 배우들을 출연진으로 모두 채워 흥행을 일으켰다. 말레이시아 출신 중화권 스타 양자경(량쯔충), 한국계 배우 켄 정(정강조), 중국계 여배우 아콰피나 등이 출연했다. 한국계 미국인 가수 에릭남(남윤도)도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 제작과 배급은 워너브러더스가 맡았다. 제작비는 3000만 달러가 투입됐다. 영화 개봉 닷새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영화는 중국계 뉴요커 레이첼 추(콘스탄스 우)가 남자친구 닉 영(헨리 골딩)의 고향인 싱가포르에 동행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상류사회를 경험하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가 주요 배역에 아시아계 배우진으로 채운 작품을 내놓은 건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조이 럭 클럽’(1993) 이후 25년 만이다.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원작을 쓴 작가에 대한 관심도 고조됐다. 원작자 케빈 콴은 싱가포르 출신이다. 11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휴스턴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국적자의 의무인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미국에서 계속 거주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콴을 수배했으며, 18살 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콴은 20살 때 싱가포르 국적 포기를 신청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신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모든 국민에게 병역의무를 지우는 자국의 병역법을 콴이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 성공한 소설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콴은 이후 싱가포르를 찾지 못했다. 콴은 지난 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 영화의 시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시사회에 참석하려다가 싱가포르 사법 당국에 체포될 수 있다는 우려에 때문이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콴의 모국 방문이 언론 지면을 장식하자, 그의 병역법 위반 사실을 적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8일 콴이 2000년 이후 싱가포르를 방문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자국 언론인 채널뉴스아시아(CNA)의 질의에 “우리의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00년 이후 싱가포르에 입국한 적이 없다”며 “그 이전 기록은 수작업을 통해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콴은 1973년생이다. 그는 만 16세 이후인 1990년 병역의무 이행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콴은 1990년과 2000년 사이에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채 모국을 방문했을 수 있지만, 최소한 26세 이후엔 싱가포르에 입국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싱가포르는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콴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이다”며 “우리 국민들이 의무 이행을 다하면서 미래를 함께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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