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파치오(carpaccio)는 신선한 생선회나 날 소고기로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말한다. 서양에서 주로 소고기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문어, 연어, 참치, 관자로도 만든다. 올리브 오일, 레몬즙, 식초와 치즈, 루콜라 등을 함께 곁들이는데 요즘엔 그 밖에 여러 가지 식재료를 혼합하기도 한다. 오늘 안셰프와 할 요리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광어, 우럭, 도미 같은 흰 살 생선을 이용한 카르파치오다. 우리나라의 액젓과 같은 느낌이 나는 남플라 소스를 곁들이면 생선의 비린맛을 잡아주는 동시에 자칫 밋밋할 수 있는 회를 보완해 준다.

#손질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흰 살 생선 숙성회
모둠 생선회는 미리 손질해놓은 것을 파는 경우가 많아 예전에는 활어회보다 인기가 덜 했다. 하지만 요즘엔 숙성회가 더 맛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활어회보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더 좋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흰살 생선보다 연어나 참치 등 주로 붉은 살 생선을 많이 사용하며 한국과 일본에서는 붉은색 생선보다 흰살 생선을 더 많이 먹는다. 그중에서도 광어, 농어, 도미, 우럭 등이 인기가 높다. 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을 양식에 성공해 값싸게 유통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생선회는 숙성을 어떻게 시켰는지, 생선을 칼로 얼마나 잘 다루었는지에 따라 맛과 질감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우선 광어회를 숙성회로 만들 때 얼마나 수족관에 오래 있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생선 회의 선도가 좌우되는 탓이다. 회에서 수족관 물냄새가 난다면 오랫동안 수족관에 있었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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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광어 1/4마리,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2큰술, 레몬즙 1큰술, 남플라 소스 2큰술, 어린 루콜라, 허브, 오렌지 1/4개, 오이 손가락 한마디 분량, 방울 토마토 3개 ■남플라 소스 재료 : 피시소스 110mL, 레드 칠리 피클 40g, 그린 칠리 피클 40g, 다진마늘 50g, 레몬즙 75mL, 식초 40mL, 설탕 100g . 기호에 따라 고수와 땅콩 첨가. 모든 재료를 믹서에 넣고 곱게 갈고, 24시간 냉장고에서 숙성한다. ■광어 숙성 방법 : ① 뼈를 발라 4장 뜨기를 한 광어를 1/4마리 분량을 준비한다. ② 말린 다시마를 물에 살짝 헹궈 물기를 제거하고 다시마에 감싼 후 랩으로 감싸서 냉장고에서 4시간 숙성한다. ③ 식초 200mL, 물 2000mL를 섞어서 준비한다. ④ 광어를 감싼 다시마를 없애고 식초물에 20초가량 물에 헹군 뒤 물기를 제거한다. ■플레이팅 : 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자른다. 오이는 칼집을 넣어 모양을 낸 뒤 반으로 자르고 얇게 슬라이스한다. ② 오렌지는 껍질을 제거하고 과육 사이에 있는 흰색 껍질도 제거해 1cm 크기 주사위 크기로 자른다. ③ 허브와 어린 루콜라는 물에 헹궈 놓는다. ④ 광어를 날이 잘 서있는 칼로 5mm 두께로 한입 사이로 비스듬히 슬라이스해서 준비한다. ⑤ 광어 슬라이스를 볼에 담아 엑스트라 버진 1큰술과 레몬주스를 소금, 후추를 넣고 비빈다. ⑥ 광어 슬라이스를 접어서 접시에 놓고, 토마토, 오렌지를 틈틈이 놓는다. ⑦ 어린 루콜라와 오이, 허브를 색감있게 놓고 남플라 소스와 올리브 오일을 골고루 뿌리면 완성된다. |
#남플라 소스 밋밋한 맛 잡아줘

베트남에는 느억맘(nuoc mam), 한국에는 어간장, 태국에는 남플라(nam pla)라고 불리는 생선을 발효시킨 소스가 있다. 생선을 소금에 절이고 발효가 끝나면 생기는 국물을 간장처럼 소스로 만들어 사용한다. 생선은 물론, 돼지고기요리에도 찰떡궁합이다. 태국소스를 이탈리아 요리에 활용하면 의외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생선 카르파치오는 식재료가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태국식 소스를 활용하면 단조로운 맛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시아의 소스들은 한 가지 소스에서도 짜고, 맵고, 시고, 단맛이 한꺼번에 나는 것이 종종 있다. 발효음식이 최근 서양에서 각광 받는 이유도 맛의 스펙트럼이 넓어 이국적인 맛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회에 이국적인 아시아의 향과 맛을 곁들이면 새로운 맛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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