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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건아’ 된 라틀리프 “골문은 내가 지킨다”

입력 : 2018-08-05 20:50:08 수정 : 2018-08-14 14: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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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농구대표팀 우승 정조준 / 특별귀화로 외국인 첫 태극마크 / 센터 줄부상 대표팀서 역할 막중 / 난적 필리핀 출전 포기 호재 속 / 각국 귀화선수로 전력 강화 추세 / 14일 인도네시아와 예선 첫 경기 대한민국농구협회가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남자농구대표팀을 위해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이 있다. 바로 한국프로농구 무대에서 7년이나 뛴 리카르도 라틀리프(29·199㎝)를 귀화시키는 것이었다. 중국이라는 강호가 건재한 가운데 이란 등 중동세 역시 무시 못하게 성장한 아시아 농구판도에서 귀화선수는 금메달 도전의 필수요소로 여겨질 정도였다. 이미 아시아 여러 국가가 귀화선수로 전력을 강화하는 추세에도 뒤처질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허재 대표팀 감독에게 기쁜 소식이 지난 1월 날아들었다. 라틀리프에 대한 특별귀화가 법무부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허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2월부터 그를 대표팀에 소집해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부터 기용하고 있다. 허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라틀리프는 원정경기에서 중국을 꺾는 데 앞장섰다. 그리고 이제 라틀리프는 ‘라건아(羅健兒)’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달 23일 수원지법으로부터 라틀리프의 창성창본(創姓創本)·개명에 대한 허가서를 받고 용인 라씨의 시조가 됐다. 이제 그는 용인의 씩씩한 사나이다.

귀화선수가 대표팀에서 활약한 적은 엄밀히 말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 이승준·이동준 형제, 문태종·문태영 형제, 전태풍 등이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한국계 혼혈 선수들이었다. 순수 외국인이 귀화를 통해 농구 태극마크를 단 것은 라건아가 최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라건아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이종현, 김종규 등 센터들이 줄부상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공수에서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다. 라건아는 허재호에서 김선형(30) 박찬희(31) 허일영(33)에 이어 네 번째 고참이다. 위기 상황에서 후배들을 끌어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한국 농구대표팀에 특별귀화를 통해 합류한 라건아가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남북 통일농구경기에 앞서 훈련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3일 리카르도 라틀리프에서 라건아로 개명절차를 마쳤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라건아는 “한팀이 돼 동료들을 돕겠다”면서 “센터로는 키가 크지는 않지만 신장을 뛰어넘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아직 FIBA의 승인 문제가 남아 라건아라는 이름으로 경기에 나설지는 불투명하지만 그는 “자카르타에서 ‘라건아’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금메달을 딴다면 내 농구 인생 가운데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는 말로 각오를 드러냈다.

총 4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번 대회 예선에서 한국은 몽골, 인도네시아, 태국과 A조에 편성됐다. B조의 이란, D조의 중국 등이 최대 난적으로 꼽힌다. 호재라면 난적 필리핀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와 난투극을 벌인 여파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징계를 받으면서 이번 대회 불참한 것이다. 일본과 대만 역시 각각 닉 파지카스(210㎝)와 퀸시 데이비스(203㎝)라는 귀화선수로 전력을 보강해 복병으로 꼽힌다.

한국은 대회 개막전인 14일 홈팀 인도네시아와 예선 첫 경기를 시작으로, 19일 몽골, 24일 태국과 조별예선 경기를 치른다. 현지 사정상 경기 일정이 너무 벌어져 있어 초반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지만 허재호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2연패의 대업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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