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KATS)이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KSA)와 한국기술교육단체총연합회의 공동주관 및 교육부 후원으로 펼쳐지는 국제표준올림피아드는 2006년에 시작해 올해로 13회째 이어지고 있다. 표준의 이해를 높이고 표준화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제고를 위해 경진대회 형식으로 열린다. 다양한 해외 표준화 기구와 협력을 확대하는 등 대회 위상을 강화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도 우수 사례로 손꼽히며 국내외 청소년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대회는 지난 6월 예선을 통과한 국내 중학교 16개 팀, 고등학교 21개 팀을 포함해 일본·싱가포르·중국·부탄·에콰도르·페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르완다 등 총 10개국에서 140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현장에서 제시되는 표준화 과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면서 표준에 대한 직접적인 의미를 체험한다. 각 팀에게 같은 재료를 나누어 주고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 상황에 부합하는 결과물(완성품 제작 및 포트폴리오 작성)을 완성해야 한다. 시상은 △국무총리상(대상)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 △IEC 사무총장상(특별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금상) △국가기술표준원장상(은상) △한국표준협회장상(동상) △한국기술교육단체총연합회장상(동상)이다. 올해부터는 대상 및 금상팀에게 각각 200만원, 100만원씩 상금이 수여된다.

국제표준올림피아드는 2014년 시범적으로 국제대회를 개최한 후 2015년부터 ‘국제 표준올림피아드(International Standards Olympiad)’로 정식 개최됐다.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안전을 지켜주는 표준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표준(Standards)이란 ‘관계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익이나 편리가 공정하게 얻어지도록 통일, 단순화를 꾀할 목적으로 물체·성능·능력·동작·절차·방법·수속·책임·의무·사고 방법 등에 대하여 정한 결정’을 의미한다. 표준화(Standardization)란 이러한 표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활동함으로써 편리와 이익을 가져오는 활동을 말한다.
표준은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도 편리한 기준을 제공하는데, 제품 생산에서 혁신을 가져오고 해당 제품의 시장을 확대해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운맛을 등급별로 나눈 ‘고추장 표준’은 국제표준올림피아드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다. 이론적인 개념에만 그친 표준이 아닌 창의력·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가 접목된 대회로서 생동감 있는 표준을 보여준 사례다.
이번 대회 심사를 맡은 국제표준화기구(ISO) 아드리안 고 심사위원은 “학생들에게 일상생활 속 표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어린 나이부터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매우 훌륭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평했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데미안 리 심사위원은 “이 대회를 통해 청소년들이 안전과 상호 호환성을 위한 표준의 중요성뿐 아니라, 표준이 제품과 시스템의 설계 및 개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훌륭한 표준 전문가로 성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페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이 대회를 벤치마킹한 국내 대회가 예선 성격으로 치러지고 있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중국에서는 우리의 표준교육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향후 협력을 요청해 왔다고 국표원 관계자는 전했다.
말레이시아에서의 경우 우리나라의 표준교육 시스템에 특히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 표준법을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표준(MS)’을 제정하고 있으며, 2008년 쿠알라룸푸르 교사들을 대상으로 표준교육을 시작했다. 경제 성장과 기술혁신, 삶의 질 제고를 목적으로 유치원생부터 차세대 표준 전문 인력까지 체계적인 표준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산업계를 위한 할랄(무슬림 대상 제품의 총칭)의 글로벌 표준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회 2016년도 대상 수상자 나지윤양(청심국제고등학교 졸업)은 대회 수상 경력을 활용해 해외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올가을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생물학 전공으로 학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팀원들과 모여서 최근에 개발돼 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들이나 일상 속에서 표준화가 필요해 보이는 부분들을 찾아보면서 준비를 했다”며 “이력서를 작성할 때 본 대회 수상경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 올해 대회 참가 학생들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표원 관계자는 “국제올림피아드는 지속적으로 표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이해를 증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표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국제규범으로 적용될 국제표준 선점에 이 같은 대회의 역할이 크다”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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