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정전이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정전이 전력수급이나 선로 문제가 아닌 아파트 변압기 고장 등 자체설비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1일부터 이날까지 전국 아파트 단지 59곳에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낮 한때 40도를 기록하는 등 더위가 정점에 도달한 이번 주 정전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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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노원구 하계동 장미아파트에 전력 사용 증가에 따른 변압기 과부하 탓으로 전기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부채로 더위를 식히며 전기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이날 오전 11시15분쯤에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에서 정전이 일어나 오후 2시35분쯤 복구 조치됐다. 일부 주민들은 “주민들이 밖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앞서 지난 18일과 20일에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고·지법 본관과 법정동 등에 갑자기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재판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도 있었다.
한전 측은 아파트 변압기 고장 등 자체설비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폭염에 따른 과다 전력 사용이 노후설비에 과부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정전 사태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최대전력수요도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날 오후 5시(오후 2~3시 순간전력수요 평균) 전력수요는 9248만kW를 기록했다.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9070만kW)를 하루 만에 뛰어넘었다. 이날 여유 전력을 뜻하는 예비력은 709만kW, 전력예비율은 7.7%로 집계됐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평소 여름보다 더 많은 전력이 소비되고 있다”며 “한전 장비 고장으로 인한 정전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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