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정원 루아르에서 탄생한 다재다능 품종
드라이·스위트 와인에서 스파클링 까지 만들어
장 모리스 라포 1693년부터 14대째 와인 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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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모리스 라포 와인들 |
꿀, 벌집, 밀랍, 건초, 지푸라기, 토스트. 아주 숙성이 잘 되면 이런 매력적인 내추럴한 향들이 강하게 올라오는 포도 품종이 있답니다. 프랑스와 알자스와 독일을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 리슬링입니다. 또 하나 있습니다. 아름다운 고성들이 즐비해 ‘프랑스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루아르(Loir)의 슈냉블랑입니다. 껍질이 얇아 노랗게 잘 익으면서 당도가 쭉쭉 잘 올라갑니다. 리슬링과 거의 비슷한데 벌집이나 밀랍 느낌이 리슬링보다 좀 더 뚜렷하고 숙성향이 더 강합니다.
슈냉블랑은 매우 다재다능한 만능 품종이랍니다. 다양한 스타일로 양조할 수 있기때문이죠. 드라이 와인부터 스위트 와인까지 만들 수 있고 산도도 높아 스파클링 크레망으로도 생산됩니다. 한 가지 단점은 포도 한송이 안에서도 익는 속도다 다 달라 수확시기를 잡기가 매우 까다롭답니다. 제대로 익기 전에 수확하면 풋내나 풀냄새가 많이 나게 돼 양조자 입장에서는 재배하기 아려운 품종이죠. 따라서 중간중간에 덜 익은 포도알을 제거하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답니다.
뚜렌의 부부레와 앙주-소뮈르의 꼬뜨 뒤 레이용, 사브니에르가 유명합니다. 꼬뜨 뒤 레이용은 두개의 강 사이에 끼어있어 물안개 때문에 귀부 스타일의 달콤한 와인이 주로 생산됩니다. 사브니에르도 전에는 귀부 스타일 와인을 만들었지만 언덕 지역이라 귀부 곰팡이가 잘 안 생겨 이를 포기하고 최근 드라이한 와인으로 바꿨는데 묵직한 고품질의 와인을 빚어내 최근 드라이 슈냉블랑의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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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모리스 라포 와이너리 전경 출처=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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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모리스 다포 오너 로돌프 라포(Rodolphe Raffault) |
뚜렌의 쉬농은 카베르네 프랑 와인이 유명하지만 이 곳에서도 생산량은 매우 적지만 고품질의 슈냉블랑이 생산됩니다. 쉬농은 해양성 기후로 여름에 너무 덥지않고 약간 서늘한 느낌도 있어 산도가 좋은 슈냉블랑이 탄생합니다. 장 모리스 라포(Jean Maurice Raffault)는 1693년부터 14대째 와인을 빚고 있어 쉬농의 와인역사 그 자체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슈냉 블랑의 평균 수령은 20년이고 카베르네 프랑은 35년 정도인데 50년이 넘은 올드바인으로도 와인을 빚고 있습니다. 장 모리스 라포를 이끌고 있는 오너 로돌프 라포(Rodolphe Raffault)씨를 최근 만나 루아르 와인의 매력을 들어봤습니다. 장 모리스 라포 와인은 솔트와인에서 수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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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농 블랑(Chinon Blanc) |
대표 와인이 슈냉블랑 100%으로 빚은 쉬농 블랑(Chinon Blanc)으로 자몽, 라임 등 시트러스 계열 과일향부터 망고, 리치 등의 열대과일과 꿀향까지 어우러지며 매우 신선한 산도를 지녀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 한 모금만 마셔도 불쾌지수를 한방에 날려줍니다. 고트 치즈와 환상적인 궁합을 보이며 흰살 생선, 조개, 새우, 오징어 등 해산물로 만드는 세비체와 갑각류, 관자 등과도 잘 어울립니다. 오직 자연 효모만 사용해 섭씨 15~17도로 저온 발효하는데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포도가 지닌 풍부한 향을 잘 이끌어 낼 수 있고 생동감도 지니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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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농 로제(Chinon Rose) |
장 모리스 라포는 시농을 대표하는 카베르네 프랑 100%로 아름다운 핑크 컬러의 드라이 로제 와인 쉬농 로제(Chinon Rose)도 빚고 있습니다. 1주일 일찍 수확해 신선한 산도를 높였고 자몽, 레드 베리, 오렌지, 자스민 향과 토양을 그대로 담은 듯한 미네랄이 매력적입니다. 루아르는 보통 약간 달콤한 로제를 만드는데 쉬농은 드라이 로제만 생산합니다. 양조는 화이트랑 같은 방식이며 너무 무겁지 않도록 알코올 도수를 12.5도로 만들어 신선한 맛을 돋보이게 합니다. 특히 부르고뉴처럼 토양 타입을 살리는데 노력을 기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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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 디조레(Clos d’Isore) |
클로 디조레(Clos d’Isore)는 카베르네 프랑100%로 만듭니다. 갚은 다크 체리, 카시스 등의 풍미를 지녔습니다. 오리나 붉은 육류, 농도 감이 있는 리치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단일 포도밭의 카베르네 프랑만 사용하는데 80년 수령이 아직 있습니다. 2015는 굉장히 잘 익은 과일의 느낌을 주고 영한 빈티지이지만 목넘김이 매우 부드럽습니다. 2004는 카베르네 프랑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초크 토양의 미네랄이 잘 살아 있고 10년이 지났지만 시음 적기는 아직 멀었을 정도로 20∼30년 동안 장기 숙성이 가능합니다. 푸아그라와 매칭하면 약간 느끼한 맛을 카베르네 프랑이 잘 잡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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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농 르 퓌이(Chinon Le Puy) |
쉬농 르 퓌이(Chinon Le Puy)는 조개껍질과 화석이 나오는 작은 점토질과 백악질로 구성된 토양에서 생산되는 카베르네 프랑 100%로 만들어 풍부한 미네랄이 돋보입니다. 포도밭은 남향이라 포도가 잘 익어 밝고 경쾌한 느낌을 줍니다. 어린 빈티지는 토마토의 신선함과 잘 어울리고 소스를 곁들인 붉은 육류, 초콜릿이 들어간 디저트와도 궁합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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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모리스 라포 포도밭 전경 출처=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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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 드 로스피스(Clos de L’Hospice) |
장 모리스 라포는 쉬농에서 가장 처음 싱글빈야드 개념을 도입한 와이너리로 클로 드 로스피스(Clos de L’Hospice)가 최상급 단일포도밭의 카베르네 프랑으로 만든 와인입니다. 병자를 돌보던 수녀원에서 1626년에 이 포도밭을 관리했다는 문서가 남아 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포도밭이죠. 하지만 포도밭 관리 비용을 대지 못해 100년 넘게 방치되며 폐허로 변합니다. 현재 오너 로돌프는 2008년 이 포도밭 1.5ha를 구입해 카베르네 프랑을 심어 역사적인 포도밭을 다시 살려냅니다. 포도밭은 남쪽을 향해 가파른 경사지에 계단식으로 조성돼 햇볕을 아주 잘받는 최적의 경작지로 지금은 50ha로 늘렸습니다. 이산화황을 전혀 안쓰는 와인으로 2016년 오가닉 인증을 받았습니다. 오리 꽁피와 같은 조리된 가금류나 붉은 살코기, 섬세한 느낌의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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