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경고… 온갖 비난 시달려/대세 편승한 삶, 편해도 옳진 않아/소신 의견 내다보면 자유로워져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용기 있다는 칭찬도 듣지만 불편한 이야기를 한다는 비난도 감당해야 한다. 특히나 ‘큰돈’이 걸린 주식시장에서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일생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이가 있다.
지난 5월을 끝으로 만 29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생활을 청산하고 이코노미스트(경제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이종우 전 센터장을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만났다. 그는 “신문에 경제 칼럼을 쓰고, 경제 방송과 강의 등을 하며 지내고 있다. 증권사를 나온 요즘이 더 행복하다”며 “애널리스트의 삶은 잘 맞았지만 센터장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일이 체질에 맞지 않아 불편했다”고 특유의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소회를 밝혔다.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29년간의 애널리스트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그는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은 결국 자기 확신이 없고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말만 하고 대세에 편승하면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매도 의견을 내면 해당 기업이 기업탐방을 거부한다거나 주주가 항의한다고 하지만 그건 해보지도 않고 하는 핑계”라며 “부정적 지수 전망도 그런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결국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유로워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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