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공식적으로 ‘개혁’이라는 표현을 피하고 있으나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내부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볼 수 있는 효율과 경쟁시스템을 도입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평양에서 과자와 빵 같은 중국산 식료품을 밀어내고 북한 주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금컵)이 대표적이다. 체육인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했던 이 공장은 북한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600여 가지의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의 기능공들이 2015년 프랑스까지 날아가 각종 빵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 프랑스식 호밀빵(바게트)을 새로 출시해 호평을 받은 사실도 북한 매체에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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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 방문한 김정은 제1위원장 |
이 공장은 2015년 1월 김 위원장이 처음 방문했을 당시 북한의 다른 공장과 일꾼들이 이 공장을 따라 배울 것을 지시해 명성을 얻은 곳이다. 김 위원장은 이듬해인 2016년 1월 이곳을 다시 찾았다. 대북 소식통은 “첫 방문 당시 공장 운영 방식에 만족한 김 위원장이 공장 설비 개조 등에 드는 비용을 지원한 뒤 재방문을 약속했고, 2016년 약속대로 다시 찾았는데 사전에 예고 없이 이뤄진 현지지도였다”며 “당시 공장 사장이 중국 출장 중이었는데 김 위원장이 말한 것은 지킨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공장의 잠재력을 알아본 김 위원장은 유럽산 껌 샘플 한 박스를 갖다 주며 새로운 껌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운동하는 선수들이 껌 씹는 것을 건방지게 생각하지 말라며 유럽산 껌을 직접 구해다 주고 금컵에 껌을 만들어보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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