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청이 여자 소방관 체력 검정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지난 1일 "남성의 65%정도로 맞춰진 여성 소방관 체력검정 기준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면서 "여성 소방관이 현장 업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체력 검정에서 여성 수험생의 합격률이 남성보다 높다는 비판을 고려한 수치"라고 밝혔다.
소방공무원 체력검정 시험은 배근력,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 왕복 오래달리기, 악력,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의 6종목으로 이뤄져 있다.
종목당 10점으로 평가되며 합격을 위해서는 30점 이상(전체의 50%) 득점해야하며 여성의 만점 기준은 남성보다 낮다.
악력의 경우 남성이 10점을 받으려면 60.0㎏ 이상을 기록해야 하는 데 반해 여성은 37.0㎏를 기록해야 하고, 20m 코스를 반복해서 달리는 시험인 왕복 오래달리기의 경우 남성은 78회 이상을 기록해야 10점을 받을 수 있지만 여성은 43회만 넘으면 10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소방청이 나사렛대학교 산악협력단에 의뢰한 '소방공무원 채용제도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해외 소방관 체력검정에는 남녀 기준이 차별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남녀 기준이 차별 적용되는 일본 역시 일부 종목(앉아서 윗몸 굽히기)에서는 여성의 합격 기준이 더 높기도 했다.
앞서 현장에서는 여성 소방공무원들이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사고 현장에서 환자를 이송시킬 수 없는 것은 물론 일부 여성 경방(화재진압) 대원들이 소방 호스를 제대로 들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 3월을 기준으로 전체 소방공무원 4만6396명 중 여성 소방공무원은 3627명으로 7.8%다. 인터넷 상에서는 소방관뿐 아니라 군, 경찰 등 실제 현장에서 물리적 체력을 요구하는 타 직종에도 남녀 체력검정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청도 체력 검정 기준 상향을 검토하는 단계로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여성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소방청은 여성 체력검정 기준 강화 여부와 관련해 외부에 연구 용역을 의뢰하는 한편, 현재 재직 중인 여성 소방공무원들에게도 체력 강화를 지시하고 있다.
뉴스팀 ace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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