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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와 만납시다] '미추홀구'로 태어나는 인천 남구…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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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자치구가 스스로 명칭을 변경한 사례로 기록될 ‘인천 미추홀구’ 시대가 7월1일 막을 올린다.

행정구역 통·폐합이나 분구 등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이 바뀐 적은 있으나, 방위에 따른 명칭은 더 이상 의미 없다는 판단 아래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자치구가 자율적으로 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인천은 1995년 광역시 승격 후 계양구의 분구와 함께 기존 북구가 부평구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고구려 건국시조 주몽의 아들인 비류가 백제 초기 세운 도읍지인 미추홀(彌鄒忽)은 인천 최초의 지명으로 ‘물의 고을’이라는 뜻이다. 미추홀의 발상지는 인천 남구 문학산 일대로 알려졌다.

30일 인천시와 남구 등에 따르면 미추홀구로 명칭을 변경하는 작업은 2년여에 걸쳐 추진됐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남구을)을 비롯한 24명이 지난해 11월10일 ‘인천광역시 남구 명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으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심의와 의결 등을 거쳐 올 들어 3월20일 제정됐다.

해당 법률은 “인천광역시 ‘남구’를 ‘미추홀구’로 한다”고 규정했으며, 시행 후 다른 법령에서 인천 남구를 인용하면 ‘미추홀구’를 인용한 것으로 본다고 밝힌다. 공모와 더불어 전 세대 선호도 여론조사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 법안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통과됐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인천광역시 남구의 한 버스정류장 표지판. 여기에 새겨진 ‘인천 남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시 당국도 지리적 위치와 맞지 않는 기존 방위식 명칭에서 탈피해 새로운 이름과 함께 낙후된 원도심이란 이미지를 극복하고, 고유 브랜드를 통해 유·무형의 가치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환영했다. 나아가 기꺼이 홍보와 표지판 교체, 공부 정리와 전산시스템 정비 등에 약 3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구 역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새 명칭을 조기 정착시키기 위한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최근 남구 도화동과 주안동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 간 의견은 여전히 엇갈렸다. 고유 의미를 담은 명칭의 탄생을 반기는 이들도 많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관습적으로 익숙해진 ‘남구’를 굳이 떼어버릴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남구청에 문의한 결과 사업자등록증 쓰는 이들의 주소 명칭 변경은 갱신 시 적용된다. 따라서 굳이 먼저 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남구 명칭을 그대로 유지해도 당장은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그러려면 뭐하러 명칭을 바꾸는 번거로운 절차를 밟느냐”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천광역시 남구의 한 우체통. 여기에 새겨진 ‘남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남구가 아닌 미추홀구 주민이 되는 것이냐”며 호기심을 드러낸 이도 있지만, 싸늘한 반응도 관찰됐다. 자치구의 명칭 변경 소식을 처음 들어본다면서 ‘왜 그래야 하느냐’고 묻는 이도 있어 오히려 기자를 당황케 했다.

미추홀구 변경 후 표지판 변경 등에 수십억원이 투입된다는 소식에 몇몇 주민은 “지난해 우리가 수해를 본 건 다들 알지 않느냐”며 “이번에도 그런 일이 없게끔 하수도 정비나 제대로 하라는 지적이나 기사에 써 달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여름 남구는 남동구, 부평구 등과 더불어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를 겪었다.

주민의 이런 불만이나 궁금증을 의식한 듯 남구는 일찌감치 발행한 홍보 안내책자에서 “주민등록과 토지대장 등은 모두 전산화해 주민의 별도 신청 없이 행정기관에서 직권으로 정리한다”며 “남구 명칭이 포함된 각종 표지판 등을 정비해 혼란이 발생하지 않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편물이 도착하지 않거나 건물 위치를 혼동하는 등의 염려는 없다”며 “구 명칭은 바뀌어도 도로명 주소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인천 문학경기장 북문광장 특설무대에서는 관람객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노래자랑 '미추홀구' 본선이 열렸다. 인천광역시 제공.


시도 KBS 1TV ‘전국노래자랑’ 미추홀구편을 여는 등 홍보에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지난 16일 문학경기장 북문광장 특설무대에서는 관람객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노래자랑 본선이 개최됐다. 남구가 미추홀구로 변경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로, 오는 8월12일 오후 12시10분 방송될 예정이다. 시는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간직한 ‘미추홀구’를 전국에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미추홀 구민’을 위한 화합과 축제의 한마당이었다고 자평했다.

미추홀구로 새롭게 태어날 남구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린다.

인천=글·사진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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