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첫, 여교사→교사, 유모차→유아차, 저출산→저출생…서울 '성평등 언어사전'

여의사, 여교수, 여비서, 여군, 여경 등 왜 직업 앞에 '여(女)'자가 들어가야 하나.  빼달라.

서울시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 실시한 '성차별 언어 바꾸기' 캠페인 기간 중 가장 많은 시민들이 제안한 것이 직업앞에 여성을 나타내는 '여'자를 빼라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 성평등주간(7월 1∼7일)을 앞두고 흔히 사용하는 성차별 언어를 시민과 함께 개선하는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꾼다!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캠페인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캠페인에서는 제안된 608건의 시민 의견을 놓고  국어·여성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거쳐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 공유·확산해 개선할 10건을 선정했다.

직업앞에 여(女)'자를 빼달라는 의견은 전체 608건 중 100건으로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여비서, 여군, 여경 등을 그냥 직원, 교수, 의사, 비서, 군인, 경찰 등으로 부르자고 했다.

여자고등학교나 여자중학교에만 붙는 '여자'를 빼자는 제안도 있었다.

일이나 행동을 처음 한다는 의미로 앞에 붙이는 '처녀'라는 수식어도 사용하지 말자는 의견도 50건 제기됐다.

즉 처녀작, 처녀출판, 처녀출전, 처녀비행, 처녀등반 등을 첫 작품 등으로 '첫'을 넣어서 부르자고 했다. 

유모차(乳母車)도 엄마만 끌어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있어 유아차(乳兒車)로 바꾸자, 3인칭 대명사인 '그녀'를 '그'로, '저출산(低出産)'을 '저출생(低出生)'으로, '미혼(未婚)'을 '비혼(非婚)'으로, '자궁(子宮)'을 '포궁(胞宮)'으로 하자는 시민도 있었다.

'몰래카메라'를 범죄임이 명확하게 '불법촬영'으로, 가해자 중심적 용어인 '리벤지 포르노'를 '디지털 성범죄'로 바꾸자는 제안도 10선 안에 포함됐다.

재단은 이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및 홍보물 등으로 만들어 공유·확산키로 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