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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평생 까방권" "조현우에 절해야"…'4강 신화'→'카잔 기적'에 찬사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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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9 07:03:00 수정 : 2018-06-29 07: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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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4강 신화 주인공들의 사이다 발언록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과의 3차전에서 거둔 2-0 승리는 ‘카잔의 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비록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월드컵에서 독일을 넘어선 유일한 아시아 국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또 19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단 한 번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적이 없는 독일의 기록을 80년만에 깨뜨리며 월드컵의 유명한 저주 ‘우승국 징크스’에 대못도 박았다.

카잔의 기적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첫 원정 16강’에 이은 한국 월드컵 역사상 최대 성과로 꼽힐 조짐이다. 이에 4강 신화 ‘레전드’들도 경기가 끝난 뒤 독일의 높디높은 콧대를 꺾은 국가대표 후배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인천에서 열린 한국-포르투갈전에서 이영표가 포르투갈 피구를 제치고 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영표 “5년 해설보다 오늘 더 칭찬...김영권에 평생 까방권”

‘꾀돌이’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이날 한국에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이 위원은 한국의 선제골이 터지기 전인 0-0 상황에서도 한국의 경기력에 만족을 표시했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독일전보다도 한국이 잘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해설하고 싶었는데 소원을 풀었다”며 “한국이 랭킹 1위 독일을 맞아 이렇게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의 목은 후반 추가시간 4분 김영권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쉬어버렸다. 그는 “김영권에게 5년짜리 까방권(까임방지권)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제가 줄 수 있다면 평생 까방권이라도 주고 싶다”고 기뻐했다.

이 위원은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축구 역사에서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독일이 이때까지 월드컵에서 아시아팀을 상대로 6번을 싸워서 전승을 했다. 이제 6승 1패가 됐다. 그 1패를 만든 게 누구인가. 대한민국”이라고 외쳤다. 이어 쉰 목소리로 “독일을 꺾었는데 16강에 못가면 어떤가. 해설자로서 소원을 풀었다. 이제 해설 안해도 상관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전 연장전에서 안정환이 역전 골든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정환 “욕먹기 전에 좀 잘하지”

‘반지의 제왕’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경기 초반부터 “오늘 경기 후 온 세상이 뒤집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운전만 잘하면 경차도 스포츠카를 이길 수 있다” “경기 끝나고 상처는 치료하면 되지만, 경기를 지면 상처는 평생 간다” 등 특유의 촌철살인 화법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독한 해설’로 유명한 안 해설위원도 이날만큼은 경기 내내 한국 선수들의 곁에 섰다. 그는 심판이 독일의 거친 플레이에도 수차례 파울을 묵인한 것에 “경기 끝나고도 강하게 항의해야 한다. 언제까지 당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김영권의 골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자 비디오판독(VAR)을 요청하며 “이런 걸 못 잡아 내면 비디오 쓰지 말아야 한다. (심판) 가이거씨 이거 아니에요”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안 위원 해설의 화룡점정은 손흥민의 추가골이 터지며 나왔다. 그는 “욕먹기 전에 좀 잘하지!”라며 애정어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대표팀 후배들을 향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말이 있다면 해주고 싶다.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D조 한국-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지성, 조현우에게 “절해야” 칭찬하고 축협엔 “고칠 건 고쳐야” 일침

‘영원한 캡틴’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경기 시작 전 “독일도 아직 최강 수준의 경기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비벼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예고하며 대표팀에 쏟아지는 비관론을 일찌감치 차단했다.

박 위원은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쇼’에 극찬을 보냈다. 그는 후반 2분 독일의 헤딩슛을 완벽하게 막아낸 조현우를 향해 “조현우에게 절을 해도 마땅하다. 너무나 완벽한 선방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박 위원은 독일전을 “한국 축구에 희망을 준 경기”라고 한마디로 요약했다. 그는 이어 “비록 오늘 좋은 경기를 펼쳐 유종의 미를 거두긴 했지만, 한국 축구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바꾸겠다고 하면서 바꿨다고 팬들에게 보여주지만 그것이 미래의 한국 축구를 위한 것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조언을 건넸다.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인 박 위원은 이날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거침없는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축구협회도 비난받을 것은 받고 고쳐 나가야 한다”며 “축구협회와 관계된 많은 이해관계가 있는데, 그 이해관계가 섞여 있는 곳에서 희생하지 않고 자신들 것만 찾겠다는 것을 버려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광주에서 벌어진 월드컵 8강전 한국-스페인전의 승부차기 승부에서 결정적인 킥을 막아낸 이운재 골키퍼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운재 “조현우, 내 능력 넘어선 친구”

‘거미손 수문장’ 이운재 수원삼성 코치는 대표팀의 이번 월드컵 최고 스타로 떠오른 조현우가 ‘제2의 이운재’라는 별명을 얻은 데 대해 “제 능력을 더 많이 넘어선 친구”라고 극찬했다.

이 코치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현우가 조별예선 3경기에서 기록한 3실점에 대해 “저 역시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해도 세 골 모두 막기 힘든 공이었다”며 “조현우가 한국 승리의 뒷받침에 크게 한몫을 했다. 해외에서도 충분히 좋은 제의가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골키퍼 선배로서 조현우에 조언해달라는 사화자의 질문에 “많은 분이 이제는 프로의 조현우가 아닌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표선수 조현우로 생각한다. 지금보다도 더 많은 짐을 어깨에 갖고 앞으로 대표생활을 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모습을 지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독일전에 앞서 후배들에게 쏟아진 비난에 대해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은 (경기 결과에) 속상하니까 그런 질타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경기장에 선 선수들은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괴롭고 힘들 거다”고 강조했다. 이 코치는 “그래도 독일전은 (아픈 마음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경기가 됐다. 그 친구들에게 정말 잘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인천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 진출이 확정된 한국 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히딩크 “오만한 독일, 한국에 벌 받은 것”

‘희동구’ 거스 히딩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 ‘폭스 스포츠’의 패널로 활동하며 한국을 향한 애정어린 조언을 쏟아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이날 16강 진출이 좌절된 독일을 향해 “독일은 오만했다. 그리고 한국에 벌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그들이 항상 생명줄을 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그들 자신을 만족시켰다”며 독일팀의 요하임 뢰브 감독에 책임론을 제기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쓴소리도 마다치 않았다. 그는 지난 18일 한국의 월드컵 1차전인 스웨덴과의 경기 직전 “지금 한국의 스쿼드는 2002년보다 좋다”라면서도 “한국은 수비가 불안하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수비가 무너진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경기를 지켜본 그는 “손흥민이 안 보인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톱클래스 공격수를 윙백으로 쓰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전술” “걱정한 대로 수비가 한순간에 무너진 한국이 실점했다” 등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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