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여행] 워라밸·소확행… "네 멋대로 떠나라"

입력 : 2018-06-28 10:00:00 수정 : 2018-06-27 16:27: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상사 눈치 안보고 장기휴가/ 62% “한달 전부터 숙박 예약”/ 휴가도 신념 소비 ‘미닝아웃’/ 러·남미 등 낯선 여행지 찾아
가족여행은 평균기간 5.6일/ 거리 짧고 값 싼 동남아
올해 소비 트렌드를 대표하는 단어가 ‘소확행’과 ‘미닝아웃(meaning-out)’,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다.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고, 미닝아웃은 자기만의 취향과 신념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한다. 이 단어들 모두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주관적 기준에 의한 만족을 높이는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 여름휴가에도 이 분위기는 이어진다. 장거리 여행의 피곤함을 피하기 위한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여행지의 인기가 여전히 높다. 하지만 점차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기간을 늘리는 것은 기본이고, 독특한 지역을 찾아 자신만의 여행 코스를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심비 등 워라밸 문화 확산

호텔 검색 엔진 호텔스컴바인이 최근 모바일 리서치 서비스 ‘오픈서베이’를 통해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25∼35세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여름휴가 트렌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장기휴가, 조기예약, 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가심비 등이 부각됐다.

설문 참여자들은 여름휴가 기간으로, 3∼5일과 6∼7일 이상의 중장기휴가를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의 단기휴가는 2018년 10%로 2017년 23.4%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3∼5일의 중기휴가와 6∼7일 이상의 장기휴가는 각각 68.5%와 21.5%로 2017년 56.9%와 19.7%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이는 워라밸 트렌드 등의 휴가 중시 풍조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탄자니아 잔지바르

여름휴가를 위해 숙박을 예약하는 시기는 약 1개월 이전부터 준비한다는 응답이 62.2%를 기록해 2017년 39.3%에 비해 휴가를 준비하는 시기가 앞당겨졌다. 워라밸 문화 확산과 연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확대돼 휴가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름휴가지 선택에 있어서도 가심비를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참가자들은 각자 원하는 여름 휴가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심적 만족도와 새로운 경험을 위한 순으로 응답했다. 이 응답은 각각 38.2%, 24.4%로 21.9%가 선택한 경제적 요인을 웃돌았다.

◆자신만의 여행지를 찾아서 멀리

자신만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남들이 가지 않는 낯선 여행지로 발걸음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관심을 갖는 여행지는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등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먼 곳이다.
 
에콰도르 키토

원스톱 여행 솔루션 카약이 한국 이용자들의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여름 떠오르는 이색 여행지를 파악한 결과 전년 대비 검색량이 가장 많이 상승한 유럽 여행지는 월드컵 개최도시 러시아 모스크바(176% 상승)였다. 국내 항공사 직항 노선으로 접근성이 높아진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2위를 차지했다. 남미 지역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에콰도르 키토(44%)가 1위였다. 한국인에게 생소한 여행지 아프리카는 탄자니아 잔지바르(92%) 등이 순위에 포함됐다.
러시아 모스크바

모스크바는 성 바실리 대성당 등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건물들이 한층 더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올해 검색량이 증가한 것은 러시아가 월드컵 개최지이기 때문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도모데도보 국제공항 제3활주로와 새로운 지하철 노선 등이 신설돼 여행객 편의가 높아졌다.

남미 여행은 주로 페루 리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인아웃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연 풍광과 유적, 그리고 인근의 갈라파고스섬까지 한 번에 즐기기에 좋은 곳이 바로 키토다. 안데스산맥 설산 사이, 표고 2850m에 위치한 키토는 연중 서늘한 기후로 사철 여행하기 좋은 날씨를 자랑한다. 웅장한 안데스산맥을 배경으로 약 400년 전 스페인 식민지시대 때 지어진 교회, 광장, 왕궁, 박물관 등이 어우러진 도시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16세기에 잉카 잔해 위에 세워진 도시이지만, 식민지를 겪으면서 잉카시대의 건물은 남아 있지 않다. 키토 구시가지는 남미에서도 최상의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올드 타운’ 중 하나로, 1979년 유네스코 세계 10대 문화유산도시로 선정됐다.
세부 아얄라센터

아프리카는 사바나 초원 관광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만, 유럽 등지에서는 휴양지로도 여겨진다. 인도양의 진주라는 별칭을 가진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 해안에서 약 30㎞ 떨어진 인도양 위에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섬이다. 아프리카에서 손에 꼽히는 해변과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는 작은 무인도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어 유럽인들에게 각광받는 곳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잔지바르 구시가지 ‘스톤타운’의 명칭은 1830년대 이래 거의 3세기 동안 돌로 만든 건물들만이 있었기에 붙여졌다. 스톤타운에는 아랍, 페르시아, 인도, 유럽, 아프리카 양식의 건축물과 다양한 문화가 혼합돼 있어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족끼리 편히 쉬는 게 최고

가족 여행이라면 비용과 시간 등 고려할 것이 많아 단거리 여행을 고려하게 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편하게 휴식까지 취할 수 있어 동남아시아 등지를 찾게 된다.
괌 사랑의 절벽

국내 대표 모바일커머스 티몬이 7~8월에 출발하는 가족여행객의 해외 항공권 구매 10만건을 분석한 결과 올해 여름휴가 기간은 평균 5.6일이며 인기 순위 1∼10위의 1인당 평균 항공권 왕복 가격은 36만원으로 조사됐다. 일본 대부분의 지역은 20만원대, 필리핀 세부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은 30만원대, 괌이나 사이판 등 남태평양 지역은 40만원대를 기록했다. 4인 가족이 여행한다고 하면, 일본 오사카는 90만원대, 남태평양 지역은 160만원대의 지출이 예상된다.
세부의 해변

가족 여행객의 평균 여름휴가 기간은 5.6일이었다. 일본 대부분 지역은 3일로 짧은 편이었으며, 괌이나 세부 등 해양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나 태국 방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도시에서는 4∼8일가량 머무는 경향을 보였다.
베트남 다낭

가족여행객들은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베트남 다낭이 차지했다. 가족여행객 부동의 1위 여름휴가지였던 괌이 2위로 물러나 다낭에 자리를 넘겨줬다. 필리핀 세부는 제이파크 아일랜드, 플랜테이션 베이 등 가족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리조트들이 있는 곳이다. 휴양지 보라카이 폐쇄로 세부 항공권 예약 건수가 205% 증가해 인기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