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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리아 난민 1천200명…불편한 시선에 숨죽이고 살아"

입력 : 2018-06-17 17:00:06 수정 : 2018-06-17 17: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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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지원네트워크 '난민영화제' 개최…"작은 관심도 도움 주는 것"
난민지원네트워크는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제4회 난민영화제`를 열었다.
"난민의 삶은 제한이 너무 많아 그저 먹고 자는 일밖에 하지 못한다. 게다가 난민을 향한 불편한 시선을 견뎌야 한다"

일요일인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는 전쟁과 재난, 박해 등으로 고국을 떠났거나 떠나야 할 처지인 난민들의 삶을 다룬 영화 3편이 연달아 상영됐다.

난민지원네트워크가 오는 20일 UN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개최한 '제4회 난민영화제' 출품작들이다.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밑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는 시리아 민간구조대의 이야기를 담은 '라스트맨 인 알레포'가 개막작으로 올랐다.

또 국내 거주 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숨', 스웨덴에 정착한 소말리아 난민들의 무모한 도전을 그린 '나이스 피플'도 함께 상영됐다.

영화 상영 직후에는 관객들과 난민 문제를 얘기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시리아 난민 구호단체 헬프시리아의 압둘와합 사무국장과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열악한 난민의 현실을 지적했다.

이일 변호사는 "국내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은 1천200명에 이르지만 법적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인도적 체류 지위를 얻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가족들을 국내로 데려올 수 없고, 건강보험 혜택 등을 받을 수 없는 모호한 지위 속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둘 사무국장 역시 "난민들에게 선택지는 두 개밖에 없다"며 "법을 지키면서 굶어 죽을 것인지, 법을 위반하고 살아남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들은 한국에서 생활하며 마주치는 편견도 커다란 고충이었다.

압둘 사무국장은 "처음 한국에 와서는 시리아인들과 카페에 모여 아랍어로 떠들었지만, 지금은 가급적 구석에서 조용히 대화를 한다"며 "주변 손님들의 무서운 시선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얼마 전 이사한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커플과 인사를 했지만 불편한 기류가 흘렀다"며 "시리아인이라는 것 자체가 피해가 되는 듯한 분위기에서 난민들은 숨죽이며 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몇백만 원이나 하는 비행기 표를 끊고 먼 나라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야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다"라며 "난민들이 겪는 참담한 현실을 SNS에 올리고 공감을 표시하는 클릭 한 번만 해 줘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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