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숄은 “카운터테너는 특별한 존재가 아닌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 알토와 같은 하나의 음역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카운터테너는 영화 ‘파리넬리’에 나오는 카스트라토와 혼동되기도 한다. 카스트라토가 물리적 거세를 통해 인위적으로 소년 같은 고음을 유지한다면, 카운터테너는 훈련을 통해 여성의 음역을 소화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숄은 “카운터테너를 ‘여자 역할’로 오해하는 게 편견”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테너는 ‘여자의 목소리를 지닌 남자’가 아닙니다. 이와 같은 수식 자체가 ‘남성은 울지 말고 강해야 하고, 여성은 항상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편견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제 열정과 깊은 감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런 소리로 노래할 뿐입니다.”
숄은 “카운터테너는 헨델의 오페라나 바흐의 오라토리오 등 한정된 영역에서 특별한 소리를 보여주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한 명의 성악가, 즉 테크닉적으로 완벽하고 드라마틱한 표현이 가능한 광범위한 능력을 갖춘 가수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비스바덴에서 태어난 숄은 어린 시절 소년합창단에서 노래하며 자연스럽게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됐다. 변성기를 거친 뒤 고음악전문아카데미인 바젤음악원의 스콜라칸토룸에서 당시 최고의 카운터테너인 르네 야콥스와 리처드 레빗의 지도를 받았다. 1993년 르네 야콥스의 대타로 무대에 올랐다가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우아한 미성과 주옥같은 음반으로 정상급 카운터테너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인에게 특히 사랑받는 성악가이기도 하다.

그는 오는 14~16일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함께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5~16일) 무대에 오른다. 한화그룹의 음악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한화클래식’ 무대의 일환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영국을 대표하는 헨델, 퍼셀 등의 레퍼토리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비발디, 토렐리 등의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한국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앙코르도 준비 중이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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