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재무성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공문서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불상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골치아픈 아베(오른쪽)와 아소.EPA=연합 |
이 사건에 대해 한 자민당 간부는 “불평하지 않고 (공문서를) 고쳐 쓰다니, 역시 재무성”이라고 말했고, 한 공무원은 “철벽이라고 불리는 재무성이기 때문에 들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재무성은 예산편성과 세법개정 등 강력한 실권을 쥐고 있어 ‘최강 관청’으로 불린다. 간부의 힘이 강력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군대 조직’, ‘철의 조직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공문서 조작 사건은 0이 같은 강력한 조직력의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성에는 불상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는 고위 관료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과도한 접대를 받은 사실이 잇달아 발각되면서 장관과 차관이 물러나기도 했다. 버블 붕괴 후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경제정책을 내놓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뒤쪽에서 관료가 사적으로 배를 불리고 있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대장성(재무성 전신)에는 ‘은행국’과 ‘증권국’이 있어 금융기관 감독권도 쥐고 있었다. 그러나 접대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금융행정부문을 대장성에서 떼어내는 ‘재·금 분리’ 논의가 이뤄졌다. 그 결과 1998년 금융감독청(현 금융청)이 발족했고, 2001년에는 대장성의 이름을 재무성으로 바꿨다.
이름을 바꿔도 불상사는 계속됐다. 2008년에는 심야에 공금으로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공무원이 택시 운전자로부터 맥주나 현금 등을 받는 ‘술집 택시’ 문제가 드러나 600명이 처벌을 받았다.
모리토모학원과의 국유지 거래 문제를 둘러싸고 재무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던 올해 4월에는 직업 관료로는 최고위직인 사무차관이 여기자 성희롱 논란을 일으켰다. 게다가 아소 부총리는 “함정에 빠졌다는 견해도 있다”고 말하는 등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반복해 비난을 자초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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