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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길도 소탈… 나무 곁에 잠들다

입력 : 2018-05-22 18:12:30 수정 : 2018-05-22 23: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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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본무 회장 발인 차분하게 진행 / 고인 유지대로 곤지암 숲 수목장 / 재벌가로는 처음… 모범사례 남겨 “내 삶의 궤적대로 장례식은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러 달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이 22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 역시 고인의 뜻대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비롯한 가족들과 평소 인연이 깊던 재계 관계자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발인에는 고인과 인연을 나눴던 정·재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사흘 내내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박 회장은 구 회장과 연세대 64학번 동기로 평소 절친한 사이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빈소를 찾았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발인식에도 자리했다. 조 회장은 “선대 회장님 때부터 인연이 깊다”며 “평소 존경했던 구 회장님이 너무 일찍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운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구 회장이 웃고 있는 영정사진을 들고 나오자 유족들은 “안타깝다”고 탄식하며 눈물을 흘렸다. 윤 대표를 필두로 구 회장을 모시던 비서 등 6명의 LG 직원들이 구 회장의 관을 장의차로 옮겼다. 구 상무가 그 뒤를 따라갔고 유족과 범LG가 친지들 수십명이 그 뒤를 이었다. 구 상무는 부친의 관이 장의차에 실리는 과정을 담담하게 지켜봤다.
고 구본무 LG 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고인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을 운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서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운구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유가족이 발인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LG그룹은 장의차가 장례식장을 떠나기까지 걸린 30여분 가운데 취재진에게 3분 남짓 공개했다. 이후 가족들은 장지로 이동해 나머지 장례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 곤지암 인근 숲으로 결정됐다. 이곳은 구 회장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찾았던 곳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의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수목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은 평소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로 전 국토가 산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 땅으로 변하고 있다”며 “전국 명당이라는 곳마다 산소가 만들어져 안타깝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가를 통틀어도 수목장으로 택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구 회장은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귀감이 될 만한 모범사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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