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광형의 미래학 향연] 유인 드론, 택시로 발전… 하늘 교통법규 연구 서둘러야

관련이슈 이광형의 미래학 향연 , 세계 드론

입력 : 2018-05-12 11:00:00 수정 : 2018-05-12 10:13:39

인쇄 메일 url 공유 - +

<37> 드론의 미래/드론은 4차 산업혁명의 꽃/스마트폰 앱으로 조종하고/보내주는 화상 손쉽게 저장/디카외 다양한 센서는/IoT 기술의 접목 가능하게/군사 목적 외 기상관측 등/다양한 민간분야서 활용/추락사고·사생활 침해 등
드론(Drone)이란 말은 벌 등이 왱왱거리는 소리를 뜻한다. 기체에 사람이 타지 않고 지상에서 원격조종한다는 점에서 무인항공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드론이 처음으로 쓰인 곳은 전쟁터였다. 드론은 2차 세계대전에서 정보수집과 공격기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드론은 적 기지에 투입돼 정찰 및 정보수집 임무를 수행하고, 원격탐지장치와 위성제어장치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이나 위험지역 등에 투입돼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미국은 2004년부터 드론을 공격에 본격 활용했다. 2010년에는 122번 넘게 파키스탄과 예멘에 드론으로 폭격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

비행기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와 구조를 생각한 사람은 1490년쯤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그는 새의 뼈, 근육, 깃털의 구조에 관한 연구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비행기구에 관한 실험을 통해 많은 스케치를 남겼다. 자연을 보면서 하늘을 나는 상상을 펼치는 인간에게 새의 날개를 모방하려고 하는 생각은 매우 자연스러운 발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에도 인력으로 날갯짓을 해 하늘로 오르려는 시도가 많이 있었다. 1886년에 프랑스의 크레망 아델은 베르누이 원리를 이용한 비행체를 만들었다. 비행기 날개의 윗면을 둥그렇게 하고, 아랫면을 직선으로 설계했다. 소형 증기기관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추진력을 얻자, 베르누이 원리에 의해 비행체가 위로 떠올랐다.

근대식 비행기를 발명한 사람은 미국의 윌버 라이트와 오빌 라이트 형제로 알려져 있다. 라이트 형제는 1903년 역사상 처음으로 동력비행기를 조종해 지속적인 비행에 성공했다. 이들은 가솔린 엔진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추진력을 얻고, 날개 모양을 잘 설계해 양력을 얻었다. 이렇게 탄생한 비행기는 1차 세계대전을 통해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급속도로 발전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프로펠러가 필요 없는 제트 비행기가 개발돼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베르누이 원리를 이용한 비행기는 이륙에 긴 활주로가 필요한 것이 단점이었다. 헬리콥터는 수직 이착륙과 정지비행을 하기 위해 개발됐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와 개선작업이 있었으며, 20세기에 이르러서야 사람이 탈 수 있게 됐고 2차 세계대전 말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용화됐다.

◆값싸게 하늘을 날게 해주는 드론

드론의 비행기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기존의 비행기처럼 날개에서 생기는 양력의 힘으로 뜨고 날아가는 방식이다. 추진력은 전기모터 또는 가솔린엔진에서 얻는다. 이것은 기존의 비행기와 거의 동일한 비행원리를 따르는데, 다만 조종사가 없이 원격으로 조종이 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두 번째 방식은 헬리콥터 방식과 약간 유사하다. 프로펠러를 위로 향하게 설치해 위로 떠오르고, 전진 방향으로 프로펠러를 돌려서 추진력을 얻는다. 이 방식은 긴 활주로가 필요 없다. 드론은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조종장치, 배터리, 데이터 수집·전송처리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성능 좋고 값싼 조종장치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값싼 고성능 배터리의 출현도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배터리의 저장용량이 급속히 늘어나고 저렴화되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전송·저장하는 수단의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의 간단한 앱으로 드론을 조종하고, 드론이 보내주는 화상을 쉽게 받아 저장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카메라 외에 다양한 센서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접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드론의 활용과 부작용

드론은 군사적 성격 외에 다양한 민간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사고현장이나 화산 분화구 촬영처럼 사람이 직접 가서 촬영하기 어려운 장소를 촬영한다. 이미 방송가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항공 촬영이 보편화됐다. 인공위성을 이용해 위치를 확인하는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을 활용해 서류, 책, 피자 등을 개인에게 배달한다. 건물관리, 탄광사고 조사, 화산활동 연구 등의 용도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육상·해상의 측량 또는 탐사, 산림·공원의 관리 등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상관측, 어군탐지, 해안경비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먼바다 위를 비행하며 바닷속의 물고기 탐사와 어선의 조업활동과 낚시에도 이용된다. 또한 넓은 지역의 농약과 비료 살포에도 이용되고, 농작물의 작황을 조사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전과 보안은 계속 문제점으로 남는다. 기계 결함이나 조종 미숙으로 추락할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촬영행위를 하는 등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도 있다. 테러리스트가 드론에 위험물질을 넣어 배달할 수도 있다. 해킹을 당해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드론끼리 충돌하는 교통사고도 발생할 것이다.
지난달 수원에서 열린 ‘KT 5G 드론레이싱 리그’ 참가자들이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KT 제공

국내 항공법상 드론은 무게 150kg 이하의 ‘무인비행장치’이다. 그 이상은 ‘무인항공기’로 분류한다. 중량이 12kg 이하인 무인비행장치는 지방항공청에 신고하지 않고 이용이 가능하다. 12kg 이하 무인비행장치라도 조종자는 장치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 내에만 조종해야 한다. 또한 비행금지구역 또는 150m 이상의 고도를 비행할 때는 지방항공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방위산업 컨설팅업체 틸그룹은 향후 드론 시장이 연평균 8% 이상 성장해 2020년에는 114억달러 규모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의 대표적인 드론 업체는 중국의 다장촹신(DJI)이다. DJI 창업자 프랭크 왕은 2006년 홍콩과기대를 졸업하면서 창업해 현재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늘의 교통규칙의 개발과 표준화 필요

미래의 드론은 하늘의 교통문화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초기에는 무인 드론이 촬영과 무인배달 등에 이용되겠지만, 점차 유인 드론이 상용화될 것이다. 유인 드론은 레저용으로 시작해 드론택시로 발전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하늘에 드론이 많이 날아다니면 하늘 교통안전이 중요해질 것이다. 하늘의 교통사고에 대한 법적인 제도를 구비해야 한다. 하늘에 드론이 비행하는 공로(空路)를 지정하고, 이 위에 드론들의 비행규칙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하늘에서도 직각으로 격자형의 노선을 규정한다고 생각해 보자. 동·서, 남·북 방향에 양방향 공로를 정하면 4개 노선이 필요하다. 이것들은 4개 층의 상하 입체노선이 될 것이다. 이 노선 속에서 추월선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U턴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노선을 갈아탈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드론이 이륙해 공로에 합류하는 규칙과 비행하던 드론이 하강하는 방식을 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 드론 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기는 뼈아픈 기억이 있다. DJI를 창업한 프랭크 왕이 홍콩과기대에서 마음껏 드론을 날리며 실험하고 있을 때, 우리 학생들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비행실험이 가능했다. 결국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잃어버렸다. 하늘의 교통규칙을 먼저 제정하고 특허를 획득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