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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칼럼] 왜 지금 주한미군을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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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7 21:07:38 수정 : 2018-05-07 21: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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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전문지 기고로 우려 빚고/철수론에서 발을 뺀 문 특보/국민 생명 지켜야 하는 文정부는/혼란·혼선 없이 안보자산 지켜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지난 3일 미국 뉴욕에서 “나는 주한미군 철수를 얘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앞서 미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나온 문 특보의 기고문에 혀를 찬 이들이 많다. 이들은 졸지에 헛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고 국가안보를 우려한 꼴이 됐다. 그런데 문 특보는 자기가 쓴 글도 못 읽는 것일까. 그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은 어떻게 되는가. … 미군이 계속 한국에 주둔할 명분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기고문에 썼다. 주한미군 소신 발언이 처음인 것도 아니다. 그는 지난 2월 “대한민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에게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발언해 파장을 빚었다. 2월 발언도 본심과 달랐던 것일까.

우리 사회 일각에 주한미군을 흔들지 못해 안달하는 세력이 있다. 문 특보 진의는 따져볼 여지라도 있지만 이쪽은 따져볼 여지도 없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3일 ‘미국 전쟁반대노조협의회’와 함께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여기서 튀어나온 것이 ‘전 세계에 주둔하는 미군 철수’ 요구다. 해군은 얼마 전 제주에서 ‘2018 대한민국 국제 관함식’을 추진하면서 찬반 여부를 물었다. 강정마을의 일부 주민은 반대했다. 미 군함이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이유였다. 지난달 성주 사드 기지 앞길을 가로막은 시위대 역시 ‘미군은 떠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지난해 서울 도심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 등에서도 ‘주한미군 철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승현 논설고문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안보자산이고, 그 버팀목은 주한미군이다. 그런데 왜들 집요하게 흔드는 것일까. 왜 국가안보론을 공격하는 것일까. 비현실적인 믿음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는 믿음이다. 그들은 다른 믿음을 공격한다. “그럼, 전쟁하자는 말입니까”라면서.

평화와 전쟁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악습이다. 이춘근 박사(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미중 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을 일독할 필요가 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는 문장은 틀린 문장이다. 평화는 목적이고 전쟁은 수단이어서다. 목적과 수단을 같은 차원에 놓고 선택을 강요하니 황당한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둘을 한 문장에 넣고 싶다면 로마 전략가인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의 명언을 되새기는 편이 낫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명언 말이다.

그러잖아도 안보 현주소는 어수선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양국 정부가 진화했지만 뭔가 개운치 못하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물론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논의할 이슈의 일부”라고 했다. 백악관 서열 2위인 존 켈리 비서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언쟁을 벌여 철수 논의를 막았다는 미 방송 보도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했다. 주한미군이 안팎으로 흔들리는 모양새다.

문재인정부는 국민 생명을 지킬 책무가 있다. 막중한 책무다. 한·미 양국 정부의 견해 차이를 해소하면서 버팀목을 챙겨야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를 트럼프를 설득하고 달래야 한다. 그럼에도 위험한 곡예를 일삼는 이들이 허다하다. 잘하는 짓인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바라지 않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먼저 직시할 것이 있다. 화급한 과제는 북핵 폐기라는 점이다. 그것이 가능한지 가늠하려면 갈 길이 멀다. 판문점 선언은 고무적이지만 북한은 여전히 양치기에 가깝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그 양치기 말이다. 문 특보 스스로 기고문에 쓰지 않았나. “과거에 북한은 자신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않으면서 보상을 받아냈다”고. 북한이 변했다고 믿을 근거가 대체 어디에 있나. 그런데 왜 지금 주한미군을 흔드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공자는 ‘언필신’이라고 했다. 말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북한이 과연 그런가. 국민 생명이 걸린 안보자산을 흔들기에 앞서 북한에 언필신 덕목이 있는지부터 거듭 확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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