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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격정·냉혈한 지도자…김정은 누구인가

입력 : 2018-04-25 18:27:08 수정 : 2018-04-26 17: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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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에 “실무적인 대화 막히면 나하고 직통전화로 얘기하면 해결”/ 간부들 질타때는 불같은 직설화법/ 권력에 장애되면 인척·혈육도 제거/ 동복형 김정철 후계 다툼서 밀려나/‘백두혈통’ 친여동생 김여정 실세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에서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도 상대방 주장을 경청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보였다. 좌중을 폭소로 몰아넣는 유머 감각을 과시하고 통 큰 지도자다운 면모를 부각하는 데도 능했지만 돌발 제안으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는 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 3월 대북(對北) 특별사절단 일행과 만나 아버지(김정일 위원장)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측 인사들에게 상당히 호감을 준 것 같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특사단의 귀환 이후 공개한 내용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제 더는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거나 “실무적 대화가 막히고 안하무인 격으로 나오면 대통령하고 나하고 직통전화로 얘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고 전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북한 매체에 공개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감정표현이 매우 솔직하고 격정적이다. 미사일 발사실험에 성공한 군 간부를 업어주는가 하면 현지지도에서 간부들을 질타할 때는 직설화법을 내리꽂았다. 대동강변의 자라 공장 방문 때 “원수님 업적을 말아먹고 있다”고 한 것이나 밀짚모자를 쓰고 놀이공원의 잡초를 직접 뽑으면서 “이렇게 한심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불같이 화를 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여성 화장품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마스카라를 언급하면서 “국산은 하품만 해도 너구리 눈이 된다”고 말해 수행한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웃음을 터뜨린 일화도 있다.

통 큰 지도자 면모를 보인 원조는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다. 김 주석은 남북 체제경쟁이 극심했던 1970년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도쿄 지국장,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해외매체와의 대담 또는 회견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시설 철수를 선제적으로 제의하거나 박정희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체제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호탕한 얼굴 뒤에는 야수적인 면모가 숨어있다. 권력이 커지고 있던 고모부인 장성택을 2013년 12월 처형하고, 지난해 2월에는 눈엣가시이던 이복형 김정남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서 독살한 것이 대표적이다. 집권에 장애가 되면 혈육이든 측근이든 제거해 버리는 냉혈한 특유의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고용희 사이에서 태어난 2남 1녀 중 차남이다. 1984년 1월8일생으로 알려졌는데 1982년이나 1983년생이라는 설도 있다. 고용희는 북송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다. 제주 출신인 고용희는 아버지 고경택을 따라 일제강점기 일본 오사카(大阪)로 건너갔고 1960년대 북송선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북송선이 도착한 곳이 강원도 원산이라 고용희가 평양 권력 내에서 한때 원산댁으로 불렸다는 전언(傳言)도 있다. 이 때문인지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후 원산 인근에 마식령스키장을 조성하는 등 원산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동복형 김정철은 아버지 눈 밖에 나 예전에 후계승계 다툼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고, 김여정 부부장은 백두혈통의 일원으로 북한 권력의 실세로 부상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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