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것은 같은 동맹국인 일본을 대하는 태도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일본에 전략자산 비용 분담을 요구한 적이 없다. ‘날 선’ 통상 압력도 가하지 않는다.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가장 중요한 파트너다. 그런 동맹국에 가하는 무차별적인 압박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무리한 압박은 동맹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국은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돌아볼 일도 한둘이 아니다.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일은 곳곳에서 벌어진다. 사드배치 문제만 해도 그렇다. 반미 단체와 일부 주민이 길을 봉쇄한 성주 사드기지에서는 미군이 벌써 1년 가까이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한다. 반미 단체가 인간띠로 주한 미국대사관을 포위한 집회 때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 급기야 38노스를 운영하는 한미연구소(USKI)에 대한 예산 지원도 중단했다. 일련의 사태는 ‘동맹으로의 행동이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한·미 관계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말로만 “이상이 없다”고 외친다고 이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누가 봐도 불협화음은 이어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7일 또 방미 길에 오른다. 시도 때도 없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만나는 아베 총리가 북핵 정책 조율을 위해 또 미국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일본의 외교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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