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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 대한항공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35·사진)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담당 전무가 하청업체격인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화를 냈다는 '갑질' 의혹이 불거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조현민 전무는 12일 관련 보도 등이 나온 뒤 페이스북을 통해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더 할 말이 없다. 제가 제 감정을 관리 못 한 큰 잘못"이라고 공개사과했다.
그런데도 서울 강서경찰서는 13일 "업무상 지위에 관한 '갑질'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수사할 것"이라며 내사에 착수했다.
또 복수의 광고업계 관계자들은 조현민 전무가 이전에도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추가 폭로에 나서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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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전무가 지난 2009년 8월27일 미니홈피에 올렸던 "born with a silver spoon(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이라는 글. 미니홈피 캡처 |
이러한 가운데 조현민 전무가 지난 2009년 8월27일 미니홈피에 올렸던 "born with a silver spoon(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재조명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금수저(대한민국 상류층 부모의 자녀들을 칭하는 신조어)로 태어난 자신의 일화가 담겼다.
그는 "미국에는 부유한? 집안 애들을 말할 때,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아났다'는 말이 있다"면서 "한국 문화로 바꾸면 금돼지를 물고 태어났다? 그래. 난. 이런 분류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1남 2녀의 막내. 그것도 완전 막둥이.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 난 진짜 뭔가 특별한 줄 알았는데. 아직 결론짓기는 너무 이르다고 보긴 하네. 앞으로 어떤 미래가 나올지는 모르니까"라고 전했다.
또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밝힌 후 "솔직히 우리 학교엔 그래도 방학마다 미국, 홍콩 등 가까운 나라로 여행 가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 점에서는 내가 다르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면서 "난 오히려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 입으로 말하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뻔뻔한 아이였겠느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그때도 나는 알고 있었다. 어린아이 눈에도 특별했던 항상 타는 First Class(비행기 일등석). 하지만 나는 First Class는 당연한 자리였고. 조금 더 철이 들 때까지. 나는 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 나이에는 뭘 타고 가는 거보다 눈에 보이는 것이 더 대단한 심리가 아니었을까?"라고 되물으며, "하지만 중학생 3학년 때 처음으로 친구들과 같이 비행기를 탔을 때, 나는 다른 대접을 받는 내가 너무 싫었다"고 고백했다.
조현민 전무는 "뻔뻔한 아이에서 자기 자신의 identity(정체성)에 대한 혼란에 빠진 소녀"가 됐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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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대한항공 |
스스로 금수저라고 당당하게 고백한 조현민 전무는 2014년 친언니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함께 금수저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조현아 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2014년 12월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을 서비스 매뉴얼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사무장과 여승무원을 무릎 꿇리고 난동을 부리다 비행기를 회항시켜 승무원을 내리게 한 바 있다.
이후 조현민 전무는 대한항공 마케팅팀 소속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유연한 조직문화,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한 사람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면서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고, 저부터 반성한다"고 말했다.
땅콩회항 문제는 언니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뉘앙스의 이메일에 한 직원은 게시판에 쓴소리를 했다.
이 직원은 "금수저 물고 태어났으니 임원을 하든 뭘 하든 그건 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다만 님들이 직원을 노비처럼 개처럼 하대하는 것이 왜 노비들 잘못인가요? 이 금수저 문 사람들은 뭐가 잘못된 것인지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네요"라고 반박했다.
뉴스팀 han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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