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 사과… 보안 허점 인정 / “AI 5∼10년내 혐오글 적발 가능” / 의원들 디지털 문맹 탓 테스트 실패 / 청문회 이후 페이스북 주가는 상승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미국 의회 청문회 ‘신고식’을 치렀다. 2007년 페이스북 창립 후 처음 청문회에 출석한 저커버그는 개인정보 유출 파문을 사과했고, 개인정보 보호에 맹점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정보기술(IT) 이해가 부족한 의원들은 그를 몰아세우거나 의미 있는 답변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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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개인정보 유출” 사과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청문회에 평소 티셔츠 차림 대신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운데)가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다. 워싱턴=신화연합뉴스 |
AP통신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 합동청문회에 출석한 저커버그는 수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데 대해 “내가 페이스북 경영을 시작했으며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데이터 분석업체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과 연계된 앱으로 8700만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했고, 이 정보가 2016년 미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를 위해 쓰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청문회에 서게 됐다.
저커버그는 “이런 도구(페이스북)가 해를 끼치는 데 사용되는 것을 충분하게 막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은 가짜뉴스, 외국의 선거개입, 혐오발언 등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SNS를 활용한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러시아에는 우리의 시스템을 악용하려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군비경쟁”이라면서 “그들은 (시스템을 악용하려) 더욱 능력을 키우고 있어 우리도 이에 맞서 더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저커버그는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다수가 사용하는 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라 5∼10년 이내에 언어적 뉘앙스까지 가려낼 수 있는 AI 도구를 통해 혐오 게시물을 걸러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NN방송은 “미국 의원들은 21세기 기술에 관해 문맹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저커버그를 테스트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청문회 후 페이스북의 주가는 상승했다.
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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