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관련해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시행해 왔지만, 환경단체들은 정부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이 있었던 지난달 25일에도 소각장을 가동할 정도로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공포가 일상화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커지는 만큼,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경유차 규제 등 특정 분야에만 쏠려 있어 누락된 다른 오염 배출원이 많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관계부처와 지자체 등이 각자 움직이는 바람에 미세먼지 종합대책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의 원인과 관련해 중국 등 해외 영향이 고농도 시에는 60∼80%로 추정되는 만큼 '환경외교'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현황과 대책, 대처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주범으로 지목된 중국발 미세먼지와 관련해 정부가 중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확보할 경우 다각도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적극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오전 8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봄철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현안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의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보완대책에서 중국발 미세먼지 등 '국내외 기여율'이 확인되면, 중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나아가 중국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으로 확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협의체 구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에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인지에 대해선 "양자나 다자 이런 협력채널을 통해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아 아쉽다는 반응도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韓 "중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최근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인 'KF(Korea Filter) 등급'에 대해 아직 제대로 모르는 이들이 많아 올바른 정보를 알리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건용 마스크의 KF 등급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마스크에 명시되어 있는 입자차단 성능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KF80·KF94·KF99 등과 같이 숫자와 함께 사용되며, 숫자가 높을수록 미세입자 차단효과가 크다.

한 산업재 전문업체가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사업자 회원 810명을 대상으로 '황사·미세먼지 대비 마스크 사용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75%가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거나 구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보건용 마스크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인 KF 등급에 대해 "의미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25% 밖에 되지 않았다. 설문 결과 마스크 구입 시 2명 중 1명은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를 분별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높을수록 산소 투과율이 낮아져 호흡이 어려울 수 있어 황사·미세먼지 수준과 개인 호홉량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제품 구입 시 KF 등급과 의약외품 문구가 명시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KF 등급 정확하게 모르는 이들 많아
미세먼지는 문을 닫아도 창문과 문의 틈새 등으로 침투,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실내농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실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미세먼지와 섞여 미세먼지의 농도가 더욱 심해져 실내공기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으로 2012년 기준 실외 대기오염으로 인해 370만명이 추가로 사망했다"며 "실내 공기오염으로 인해 430만명이 추가 사망해 실내·외 공기오염으로 인한 예방 가능 사망자가 80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향후 실외 공기 못지않게 실내 공기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이다.
실제 미세먼지와 달리 초미세먼지는 실내·외에서 농도가 거의 비슷해 환기 횟수를 줄이는 건 사실상 별 효과가 없다. 진공청소기는 실내 각종 오염물질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필터를 통해 걸러지지 않은 미세먼지를 다시 배출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 실내·외 농도 거의 비슷
청소 시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헤파 필터(OIT FREE)'를 장착한 모델을 선택하거나, 진공청소기보다 물걸레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공기 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바닥으로 가라앉힌 후 걸레질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외출 후 집에 들어오면 옷에 묻은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귀가한 뒤 옷을 털고 베란다나 현관벽 등에 따로 보관해 곧바로 세탁해야 미세먼지 유입을 막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가전업계에서는 공기청정기에 이어 의류관리기 시장을 놓고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가 단연 선두인 가운데 코웨이, 삼성전자 등이 새롭게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특히 정수기 대여서비스로 널리 알려진 코웨이는 다음달 의류관리기와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신개념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혀 벌써부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해제돼 공기 속 미세먼지가 적은 날에는 실내 환기를 최대한 자주 실시해 유입된 미세먼지를 환기를 통해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리를 하면 냄새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도 같이 만들어진다. 특히 고기를 굽거나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를 하면 우리 몸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함유된 기름 입자가 공중으로 떠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

이러한 요리는 되도록 자제하되 하게 된다면 반드시 환풍기나 후드 등 환기장치를 작동하고, 부득이하게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할 경우 3분 이내로 하면서 환기 후엔 물걸레질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가운데 한 대형 커피전문점이 지난해부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펼쳐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연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환경에 대비하고, 매장을 방문하는 하루 평균 50만명의 고객에게 집과 사무실을 떠난 제3의 공간으로서 더욱 쾌적한 휴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를 1년여 전에 시작했다.
당시 식음료 매장에 일반적인 냉난방기 외에 천장 매립형 공기청정 시스템을 적용한 사례가 거의 없어서 국내 공기청정기 제조사에 연구개발을 의뢰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공기청정 시스템을 향후 전체 매장으로 확대 적용하려면 공기 정화 검증뿐만 아니라 필터 교체 등 유지와 보수가 편리해야 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했다.
이를 위해 1년여 동안 LG전자와 협력을 통해 공기 정화 효과와 기술 테스트 등의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스타벅스 매장에 최적화시킨 천장 매립형 공기청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는 "실내 공기청정 시스템 도입은 미국 본사를 포함한 해외 스타벅스에서도 관심이 높다"며 "미세먼지 청정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쾌적한 제3의 공간을 조성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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