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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손목아래가 없는 짐 애보트가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역투하는 모습. 투구 즉히 오른손에 걸쳤던 글러브를 왼쪽으로 잡아 타구 등을 처리했다. 이는 피눈물 나는 연습끝에 이뤄낸 결과로 다른 선수들과 수비 능력에서 별반 차이가 없었다. |
장애를 딛고 일어선 스포츠 영웅②
2018평창패럴림픽을 맞아 장애를 딛고 스포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스타들, 그 두번째 이야기이다.
▲ 88서울올림픽 화제의 인물 '조막순 투수' 짐 애보트, 메이저리그서 87승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야구는 시범종목이었다. 그런 까닭에 이슈거리가 되지 못했지만 한 명의 선수로 인해 야구가 큰 관심을 받게 됐다.
바로 미국 대표팀 투수 짐 애보트 때문이었다. 애보트는 오른손이 없는, 정확히 말하면 오른손목아래가 없는 왼손 투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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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이었던 1999년 밀워키 브루어스 때 타격하고 있는 짐 애보트.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오른손으로는 균형만 맞춘 뒤 왼손을 이용해 번트나 간단한 밀어치기를 했다. |
애보트는 무서운 속구로 미국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긴 뒤 1989년 메이저리그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에 입단, 1999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11시즌 동안 7개팀에서 뛰었다.
통산 87승 108패, 평균 자책점 0.446을 남긴 애보트는 1993년 9월 4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노히트노런까지 뺏어냈다.
1967년 미국 미시간주의 사우스필드에서 태어난 애보트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이 없었다.
주위의 놀림으로 친구가 없었던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공놀이를 함께 했다. 애보트는 한 손으로 글러브도 끼고 공도 던지기 위해 벽에 다 공을 던지고 받는 연습에 매달려 결국 능숙하게 처리하게 됐다.
▲ 오른손 잡이 명사수, 오른팔 잃자 왼팔로 올림픽 2연패

카로리 타카스는 1948년 런던올림픽과 1952년 헬싱키올림픽 속사권총을 연패한 헝가리 스포츠 영웅이다.
1910년 1월 21일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타카스는 오른손 잡이로 1929 년부터 38년까지 헝가리 사격 국가 대표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1938년 군 복무 중 수류탄 폭발 사고로 오른 손을 잃고 말았다.
낙심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은 타카스는 왼손 사격에 매달려 사고발생 1년만인 1939년 세계 사격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어 1948-1952올림픽 연속 금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 냈다.
▲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다르니, 올림픽 수영 2연속 2관왕
헝가리가 자랑하는 수영스타 토마스 다르니는 왼쪽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88서울올림픽과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수영 개인혼영 200m와 400m를 석권했다.
한쪽 눈으로만 볼 경우 미묘하지만 방향 감각과 입체감, 거리감 파악 등에서 여러움을 겪을 수 밖에 없어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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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남자수영 개인혼영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는 다르니. 15살 때 다친 왼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
다르니는 15살 때인 1982년, 눈싸움 하던 중 친구가 던진 눈에 왼쪽 눈을 맞아 다쳤다.
수영 유망주인 그를 위해 헝가리 정부까지 나서 서독에서 7차례 망막 수술을 받게한 결과 완전 실명은 면했지만 왼쪽 눈은 어렴풋이 사물의 윤곽만 파악할 정도에 불과했다.
막판 스퍼트에 특출한 능력을 갖고 있었던 다르니는 1988서울올림픽을 통해 헝가리에 36년만에 올림픽 수영 금메달을 선사하는 등 1993년 은퇴할 때까지 10년 가까이 개인혼영 세계 1인자 자리를 유지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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