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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생물의신비] 봄 손짓하는 복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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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08 23:10:58 수정 : 2018-03-08 23: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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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라고 하기엔 이른 2월 초순이면 샛노란 꽃망울을 매단 ‘복수초(福壽草)’가 맨 먼저 차디찬 눈밭을 비집고 고개를 내민다. 복수초는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온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 송곳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우니 참 검질기다 하겠다.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비탈지고 후미진 숲속 그늘에서 자라는데 동아시아가 원산지이며 한국·중국 동북부·일본·러시아 동북지역에서 자생한다.

복수초는 복 복(福) 자와 목숨 수(壽) 자를 써서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는 꽃으로 ‘영원한 행복’, ‘복을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다. 꽃이 황금색 술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 새해 설 무렵에 핀다 해 원일초(元日草), 눈 속의 연꽃같다고 설연화(雪蓮花), 이른 봄 얼음 사이에서 피어난다고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른다. 식물답지 않게 몸에서 열을 발산해 주변의 눈과 얼음을 녹이며 꽃을 피워 ‘난로식물’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복수초는 키가 10∼30㎝ 남짓이고 잎은 세 갈래로 갈라져 있으며 짧고 굵은 뿌리줄기엔 흑갈색의 잔뿌리가 수북한데 해가 뜸과 동시에 지름 4~6㎝쯤 되는 진노랑 꽃잎을 살포시 펼치기 시작해 오후 3시가 지나면 꽃잎을 닫아 늦은 오후에는 꽃을 보기 어렵다. 꽃잎은 20~30개이고 꽃받침은 꽃잎보다 조금 짧고 많은 암술은 가운데 자리하며 여러 개의 수술이 암술 둘레를 둘러싸고 있다.

복수초는 뿌리나 줄기에 아도니톡신을 함유해 한방에서 강심제나 이뇨제에 쓰이는데 과용하면 오심, 구토 등 중독 증상이 일어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노란 꽃잎을 말렸다가 차로 우려내 마시기도 하는데 독성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봄 전령사 복수초가 여기저기서 활짝 피며 봄을 재촉하고 있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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