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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다양성 강조… ‘타임즈 업’ 외친 오스카 별들

입력 : 2018-03-05 20:50:09 수정 : 2018-03-05 21: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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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출신 델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4관왕/ 사랑의 본질·反트럼프 표현/ 미투운동 지지 목소리 계속/ 검은 옷 대신 ‘배지’ 달아/“양성평등 위한 노력 필요” 아흔살을 맞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균형과 다양성’에 중점을 뒀다. 예상 밖의 깜짝 수상은 없었으며, 여러 작품이 상을 골고루 나눠가지면서 최다 수상 작품은 4관왕에 그쳤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은 멕시코 출신 기예르모 델토로(54)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에 돌아갔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1960년대 나사(미항공우주국)의 비밀 지하 실험실에 들어온 괴생명체와 언어장애를 가진 청소부 엘라이자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종(種)을 뛰어넘는 사랑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
델토로 감독은 이날 무대에 올라 “나는 이민자다. 영화가 가장 좋은 점은 국경을 없앤다는 것이며, 앞으로도 이렇게 나아갈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을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다키스트 아워’의 게리 올드먼이 수상했다. 조 라이트 감독의 ‘다키스트 아워’는 1940년 5월 나치가 영국 본토 입성을 눈앞에 둔 위기 상황에서 영국 총리 자리에 오른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다. 올드먼은 처칠의 외모는 물론 독특한 걸음걸이와 사소한 제스처 등 버릇까지 체화해 메소드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20년 만에 이 상을 받게 됐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며 생에 처음 오스카를 거머쥔 소감을 전했다.

여우주연상은 영화 ‘쓰리 빌보드’에서 딸을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세상과 사투를 벌이는 엄마를 연기한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받았다. 맥도먼드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21년 전 영화 ‘파고’(1997)에 이어 두 번째다.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샘 록웰(남우조연상·왼쪽부터), 프랜시스 맥도먼드(여우주연상), 앨리슨 재니(여우조연상), 게리 올드먼(남우주연상)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쓰리 빌보드’는 여우주연상에 이어 남우조연상도 수상했다. 이 영화에서 경찰관 딕슨 역을 맡은 샘 록웰은 민간인을 상대로 폭력을 일삼지만, 경찰서장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복합적 캐릭터를 연기했다.

여우조연상은 영화 ‘아이, 토냐’에서 토냐 하딩의 엄마 라보나 역으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앨리슨 재니가 받았다.

덩케르크 작전을 소재로 관객에게 새로운 시청각 경험을 안겨준 ‘덩케르크’는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을 쓸어갔다. 사후세계를 흥미롭게 그린 애니메이션 ‘코코’는 주제가상과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올해 아카데미상에서 영화인들은 한목소리로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와 그를 지지하는 ‘타임즈 업’을 외쳤다.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 때와 같이 레드 카펫이 온통 검은 드레스로 채워지지는 않았지만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 배우 제인 폰다, 패트릭 스튜어트, 리처드 젠킨스 등 영화인들이 ‘타임즈 업’ 배지를 달아 눈에 띄었다.

사회자인 코미디언 지미 카멜은 “하비(와인스틴)가 일으킨 사건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져야 했던 것”이라며 “할리우드의 양성평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맥도먼드는 수상 소감을 전한 뒤 미투 운동 지지와 포용의 중요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지난해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케이시 애플렉은 수년 전 여성 스태프에게 성적 모욕을 가한 것이 드러나 이날 시상자로 나서지 못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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