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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최대명절 춘절(음력설)을 앞두고 민족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다. “고향 앞으로∼”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철도의 설날 특별수송은 3월 12일까지 40일간 이어진다. 각종 운송기관을 이용해 중국 전역에서 29억8000만명(연인원 기준)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매년 이런 즐거운 고통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9억7800만명이 이동했다. 귀성객들은 종종 혹독한 추위와도 싸워야 한다. 2년 전 춘절 때는 중동부 지역에 내린 눈으로 열차운행이 지연되면서 광저우역에 10만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야외광장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귀성객들이 10시간 이상 한파에 부들부들 떨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명절은 르바란이다. 이슬람력 10월인 샤왈 1일부터 시작된다. 올해 르바란 휴가기간은 6월 13∼19일. 가족 친지를 찾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민족의 대이동은 당연지사. 수천만명의 귀성행렬이 이어진다. 지방간선도로에서 3∼4일을 허비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버스와 항공기 등 이동수단이 턱없이 부족해 열차의 화물칸, 지붕, 화장실에도 사람이 넘쳐난다.

방글라데시 국민들의 대이동도 이웃나라 못지않다. 인구의 83%가 무슬림인 방글라데시에서는 매년 라마단 기간에 민족대이동이 이뤄진다. 어린아이와 짐을 붙들고 기차 지붕에 올라가 귀향하는 장면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한다. 마치 전쟁 피난 행렬 같다.

미국도 크리스마스연휴 때 국민대이동이 일어난다. 자동차가 주요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연료비가 오르는 것으로 연휴 시작을 알린다. 큰 도시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차량 정체현상이 빚어지기 일쑤이다. 항공요금도 크게 오른다.

우리나라는 경부고속도로의 정체시간 예보로 설연휴가 다가왔음을 알게 된다. 올해는 경부고속도로 서울↔부산 최대 소요시간이 7시간 20분 이상, 서울↔광주는 5시간30분 이상이라고 한다. 고생길이라는 것을 알지만 매년 반복하고 있다. 도로에서 소요하는 시간의 크기만큼 가족의 정이 깊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이다.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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