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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2년 새 부쩍 쉬워진 '국정원 특활비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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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엔 2억원 전달에 1만원권 2만장… 여행용 캐리어 동원
5만권 도입 후 2010년엔 쇼핑백 2개로 편하고 안전하게 운반
이명박정부 시절에 여러 일이 있었다. 5만원권 발행도 그중 하나다. 현재 통용되는 우리나라 화폐 중 최고액권으로 정부 수립 후 처음 지폐에 여성(신사임당)의 얼굴이 들어간 5만원권은 이명박정부 출범 2년차인 2009년 발행을 시작했다. 축의금, 조의금, 용돈 등으로 5만원권이 널리 쓰이면서 지난해 화폐발행잔액에서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 80%를 넘어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5만원권 도입 당시 검찰 등 수사기관을 중심으로 ‘굳이 5만원권 같은 고액권 지폐가 꼭 필요한가’라는 회의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등 ‘검은 돈’을 주고받는 범죄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형사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선 “5만원권이 통용되면 기존에 1만원권이 최고액권 화폐이던 시절보다 뇌물 액수가 늘고 뇌물 전달도 훨씬 간편해질 것”이란 우려가 터져나왔다.

실제로 검찰이 전날 뇌물수수·국고손실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공소장을 보면 5만원권 도입 이전의 걱정이 현실화했음을 알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2008년과 2010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 공소사실을 보면 우선 그는 2008년 4∼5월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김성호 전 국정원장 측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2억원을 건네받았다. 검찰은 공소장에 “국정원 예산담당관이 청와대 경내에서 1만원권으로 2억원이 든 여행용 캐리어를 김 전 기획관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적시했다. 1만원권으로 2억원을 만들려면 지폐가 총 2만장이나 된다. 이 돈을 옮기려면 당연히 여행용 커리어처럼 커다란 가방이 필수적이다.

2010년엔 어땠을까. 그 사이에 5만원권이 도입되면서 뇌물 전달의 양태가 확 달라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2010년 7∼8월 MB 지시를 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측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2억원을 받았다. 이때는 국정원 예산담당관이 김 전 기획관 밑의 부하직원에게 5만원권으로 현금 1억원이 든 쇼핑백 2개를 전달했다. 5만원권으로 2억원을 만들려면 지폐가 4000장이면 된다. 쇼핑백 2개에 나눠 담아 운반할 수 있는 분량이다.

2009년 5만원권 도입을 기점으로 국정원 특활비 운반이 한결 쉬워진 점을 들어 일각에선 ‘MB정부가 이럴려고 5만권을 도입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전체 화폐발행잔액 106조8560억원 가운데 5만원권 지폐는 85조5996억원으로 집계돼 화폐발행잔액의 80.1%를 차지했다. 화폐발행잔액이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을 뜻한다.

5만원권이 화폐발행잔액의 80%를 돌파한 건 2009년 6월 5만원권 도입 이후 처음이다. 5만원권에 밀리며 1만원권 비중은 대폭 줄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화폐발행잔액 중 1만원권 비중은 14.7%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된 후 한은으로 되돌아오는 5만원권 비율이 여전히 낮아 5만원권이 ‘지하경제’로 흘러들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5만원권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차단할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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