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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부상 데이터’ 분석… 덜 다치는 경기법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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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29 21:00:13 수정 : 2018-01-29 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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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유일의 IOC 스포츠의학연구소 이세용 연구위원/평창·강릉·정선 오가며 병역학 조사/참가대상 따라서도 발병률 천차만별/골절상 등 많은 봅슬레이 가장 위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비판을 의식해 최근 선수들의 질병예방 및 치료 등 건강 증진에도 신경 쓰고 있다. 내부에 의과학분과를 만든 IOC는 세계 주요국에 건강 관련 연구소를 지정해 선수들이 부상 없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연구소는 전 세계 10곳밖에 없는데 동아시아에서는 연세대 스포츠과학 및 운동의학센터(YISSEM)가 유일하다. 이 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이세용(47) IOC 연구위원(연세대 체육교육과 교수)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모든 선수들의 부상 기록을 수집해 추후 각 종목에서 선수들이 다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다.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연구실에서 만난 이 교수는 평창올림픽 때 진행하는 연구목표를 모든 선수가 아무 부상 없이 시합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IOC는 올림픽 때마다 전 세계 연구위원을 파견해 선수들의 병역학 기록을 파악한다. 이번에도 IOC 본부에서 5명 연구위원이 오고 한국에서는 개최국 자격으로 이 교수와 연세대 원주의대 정형외과 김두섭 교수가 참여한다.

대회 개막과 동시에 이 교수팀은 매일 평창, 강릉, 정선의 모든 경기장을 샅샅이 돌아다닐 예정이다. 이 교수는 “스포츠에서는 한 번이라도 선수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의사나 물리치료사 등 의무 요원, 트레이너를 만나서 검사를 받으면 손상으로 정의한다”며 “올림픽 때 모든 종목 및 각국 의무 담당자에게 매일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데이터를 받는 게 우리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동계 종목 중 봅슬레이가 가장 위험하다고 꼽았다. 그는 “봅슬레이 등 썰매종목은 타박, 골절상이 많다”며 “작은 부상이 적은 대신 한 번 다치면 크게 다친다”고 설명했다. 스키 또한 무릎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많아 부상 위험 종목으로 분류했다. 수집한 부상 정보를 토대로 1년여간 병역학 조사를 하면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선수들이 덜 다치는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 연구를 한 덕분에 캐나다에서는 아이스하키 유소년 경기 때 뇌진탕 위험이 있어 보디체크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태권도에서도 대회별 참가대상과 기간을 어떤 식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발병률이 천차만별이다. 실제 데이터를 갖고 근거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IOC로부터 연구뿐 아니라 스포츠과학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할 책임까지 떠맡았다. 이 교수는 “손상예방의 적은 의사다. 각 종목 협회에서는 의사에게 전부 맡기는데 실제 의사들은 너무 바빠서 현장에 직접 오는 대신 인턴, 레지던트를 보낸다”며 “의무위원이라고 해서 나와 있는데 그 종목 규칙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책적으로 스포츠의학에서 전문인력을 교육할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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