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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저녁 인천공항 주관제탑에서 바라본 제2여객터미널의 모습. 인천공항=연합뉴스 |
18일 오전 4시11분 필리핀 마닐라발 대한항공 KE624편이 활주로에 안착하고, 28분쯤 승객 331명이 제2터미널 252번 게이트로 나오면서 역사적인 개장이 이뤄졌다.
이날 처음으로 문을 나선 정유정(31·여)씨가 첫 손님으로 선정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으로 부터 마닐라노선 왕복 항공권과 황금 열쇠 등 축하 선물을 받았다.
깜짝 놀란 표정을 한 정씨는 "이런 자리에 행운의 주인공이 돼 굉장한 영광이다"며 "제2터미널이 생겨서 피크 시즌에도 많은 분이 더 편안하게 여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도착 항공편을 운항한 최운식 기장에게는 행운의 기념패가 증정됐다. 최 기장은 "그동안 세계 조종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인천공항이 가장 안정되고 편리한 공항으로 선정돼왔다"며 "이번에 제2터미널이 문을 열며 인천공항이 명실상부 세계최고의 공항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정일영 사장은 "제2터미널 만들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스마트 에어포트·아트 에어포트를 추구하면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 경쟁공항을 따돌리고 세계 최고 글로벌 허브 공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은 검역과 입국·세관 심사 등 입국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졌다.
이날 제2터미널을 첫 출발한 여객기는 오전 7시 55분 마닐라행 대한항공 KE621편으로 승객 335명을 싣고 8시 30분 무사히 이륙했다.
개항 첫날 승객 스스로 티켓을 발권하고 수하물을 부칠 수 있는 ‘셀프 체크인’(self check in)과 '셀프 백드롭'(self bag drop) 등 무인발권기기와 무인수하물처리시스템도 무난히 작동돼 공항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장비 장애로 인한 여객기 출발 지연 사례가 발생해 옥의 티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 홍콩으로 출발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603편이 보딩패스 리더기(BPR) 장애 문제로 약 53분 뒤인 9시 18분에야 출발했다.
BPR은 게이트에서 탑승 전 승객의 탑승권을 자동으로 읽어 제대로 비행기를 타는지 확인하는 장치다. 이 장치에 장애가 발생하자 항공사 직원들은 수작업으로 탑승권을 일일이 확인하고서 승객을 비행기에 태웠다.
항공사 관계자는 "BPR 에러로 탑승 절차가 미뤄지고 계류장에도 혼잡이 발생해 출발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제2터미널 첫 출발 여객기인 마닐라행 대한항공 KE621편도 약 15분간 출발이 늦어졌다. 당초 오전 7시 55분 출발 예정이었던 이 여객기는 기내 청소작업 등이 늦어지면서 15분 뒤인 오전 8시 10분 출발했다.
이날 오후 가족행사 참석차 동남아 순방길에 나선 국민의당 박주선(68) 의원은 항공기 탑승전 만난 기자에게 "우리의 기술로 최첨단시설인 제2터미널을 개장한 것은 위대한 대한민국 국력의 상징이 아닐 수 없다"며 " 제2터미널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발전시켜 글로벌리더공항이 되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깜빡 졸다 제1터미널에서 내리지 못하고 2터미널까지 간 중국인 리창(49)씨는 5분만에 다시 제1터미널로 가는 공항버스에 몸을 싣는 등 오도착한 사례로 어려움을 겪은 승객이 몇 명 눈에 띄었다.
제2터미널 개장으로 인천공항은 연간 7200만 명의 여객과 50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돼 '아시아 대표 허브 공항'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인천공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23년까지 제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등 4단계 사업을 벌여 여객처리 능력 연간 1억 명으로 늘릴예정이다.
인천공항=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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