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운동, 금연과 금주….
새해를 맞으며 어김없이 세우는 야심만만한(?) 계획이다. ‘기필코 이루겠다’는 다짐과 함께 새해를 열지만 웬만한 결심과 의지가 아니고는 ‘작심삼일’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4.2%가 매년 새해 계획을 반복한다는 답변이 나올 정도. 그래서 많은 사람이 다이어리를 찾는다. 새해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 의지를 다지기 위해 일기를 써보겠다는 것이다.
29일 서울 광화문의 교보문고. 진열된 다이어리를 살피며 자신에게 맞는 걸 고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면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특히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 다이어리를 잘 활용하려고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이모(19)양은 “대학 신입생 시절의 여러 모습을 다이어리에 예쁘게 담겠다”는 말을 더하며 환하게 웃었다.

직장인 김모(35)씨는 내년 다이어리를 이용한 건강 챙기기를 시도할 계획이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몸이 많이 망가졌다. 지금까지는 회사 탓이라고만 치부했는데 제대로 몸을 관리하지 않은 내 탓도 크다”며 “새해부터는 하루하루 식단부터 운동량까지 기록하면서 나를 돌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스마트폰을 다이어리처럼 쓰는 이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손글씨로 꼼꼼히 기록해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걸 선호하는 아날로그족은 여전히 건재하다.
교보핫트랙스 관계자는 “다이어리 매출은 2016년 이전까지 감소하다가 다시 상승세”라며 “2015년부터는 다이어리 구매시즌이 11∼12월에서 10∼12월로 앞당겨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이어리와 책의 합성어인 ‘다이어리북’이 인기다. 다이어리북은 주간이나 월간 단위로 일정을 관리하는 기존의 다이어리와 달리 날마다 주어진 질문에 답변하도록 되어 있거나 문학이나 자기계발 분야 유명 저자들의 책을 토대로 하는 등 형식과 내용이 다채롭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다이어리북은 2013년에는 매출량이 15종에 걸쳐 2400여권이었지만 올해는 31종에 1만1500여권으로 크게 늘었다.
이날 다이어리북을 구입한 강모(29·여)씨는 “매년 다이어리를 구입해야 비로소 새해를 맞을 준비가 되는 느낌”이라며 “구성이 신선해 올해는 다이어리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5년 정도 다이어리를 썼는데 일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는 건 큰 자산이다. 주변에도 다이어리나 일기를 쓰는 것을 적극 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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