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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판매 확장 한계… 차량공유 시장 선점 ‘엑셀’

입력 : 2017-12-10 21:06:31 수정 : 2017-12-10 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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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모빌리티 사업 총력 / 세계 주요 도시 주차난·정체에 몸살 / 도심 자가용 운행 금지 등 대안 구상 / 맥킨지 신차 시장 전망치 하향 조정 / 이르면 2040년 역성장 가능성 제기 / 렌터카·카셰어링·카헤일링 등 사업 / 글로벌 빅4·獨 3사 모두 직접 진출 / 국내 카셰어링 시장 수년새 급성장 / 현대차 등도 전문 기업과 협업 속도 현대자동차가 지난 5일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인 럭시(LUXI)와 함께 관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히면서 ‘차량 공유시장’에 관심이 쏠린다. 끊임없는 신차 개발과 생산, 판매, 이를 통한 수익 확대에 전력을 기울여온 완성차업체가 소유보다는 이용을 중시하는 공유 경제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급격한 도시화와 IT(정보기술) 기술의 발전이 주 요인이다. 당장은 올 것 같지 않은 자율주행 기술이 어느 시점엔가 완성될 경우 기존 서비스와 결합하면 산업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애플 아이폰이 단번에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 기존 법률, 규제를 무력화한 것처럼 말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카풀 서비스 기업 럭시(LUXI)가 함께 ‘카풀 이웃으로 내차 만들기’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서울, 경기권에 거주하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리스 구매 고객이 대상이며 카풀로 거둔 수익은 리스금 상환에 쓸 수 있다.
현대차 제공
내년 선보일 아우디 A8 신형은 저속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다. 아울러 대도시를 중심으로 모빌리티(이동수단) 사업이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차도 이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상용화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속속 진출

현대차에 앞서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렌터카와 카셰어링, 카헤일링(차량연결) 등 모빌리티사업에 대부분 진출했다. 10일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최근 2년간 GM과 르노·닛산, 아우디가 모빌리티 사업을 론칭하면서 글로벌 빅4와 독일 프리미엄 3사 모두 이들 사업에 직접 진출했다. 렌터카 사업은 완성차 딜러, 정비 인프라 등을 공유하면서 고객 경험 확대(시승 이벤트), 재고 관리 등의 이점이 있어 진출한 성격이 짙다.

이 렌터카 사업에서 카셰어링 사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현 추세다. 2008년 독일 다임러에 이어 2011년 BMW가 완성차업체 최초로 진출했다. 1966년 일찌감치 렌터카 사업에 진출, 아시아 최대 렌터카 사업자인 도요타는 2012년 카셰어링 서비스 ‘라쿠모’를 론칭해 도쿄, 오사카 등 9곳을 거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렌터카와 카셰어링을 제공하면서 잠재고객을 유인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아우디는 지난해 카셰어링 차량(최고급 트림)을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 주는 ‘아우디 온디맨드’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론칭했고, 캐딜락도 정기이용권 방식인 ‘북 바이 캐딜락’을 론칭했다. 다만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사업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서비스인 카헤일링은 정부 사업 규제, 택시업계 반발 등으로 미국(우버)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택시가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급형 리무진이나 장애인 대상으로 운영되는 정도다.

◆왜 모빌리티 서비스인가

세계 주요 도시는 주차난과 도로 정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 도시화율은 2014년 54%에서 2050년 65%에 이를 전망이다. 도시에 사는 인구만 약 24억명이 추가된다. 자동차 이용의 개념이 소유에 계속 머물러 있기 힘든 환경이다. 이미 뉴욕, 도쿄, 파리 등 메가시티에서는 자동차 등록대수가 정점을 기록한 뒤 하향세로 돌아서고 있다. 나아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2019년 이후 도심 자가용 차량 운행금지를 추진 중이며, 핀란드는 2025년까지 수도 헬싱키 내 이동수단을 대중교통과 공유차량, 영업용차량으로 제한하는 실험을 구상 중이다. 세계 카셰어링 서비스는 2006년 가입자 34만6610명(1만1501대)에서 2014년 484만2616명(10만4125대)으로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출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58분(2014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OECD 평균(28분)의 두 배를 넘는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자동차는 부를 가늠하는 한 수단이지만, 세계적 수준인 IT 인프라와 함께 공유 경제의 잠재력만큼은 큰 편인 셈이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은 쏘카와 그린카가 각각 회원 240만명, 210만명을 돌파하며 최근 수년새 2∼3배 성장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15년 출시한 카카오택시는 전국 택시 사업자 중 97%가 사용할 만큼 활성화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박형근 수석연구원은 “모빌리티 서비스의 발전만으로도 큰 변화가 예상되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면 기존 서비스와 결합해 산업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은 자율주행 택시가 보급되면 수년 내 택시보다 운행비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여러 명이 경로를 공유하는 ‘라이드 셰어링’이 가능해지면 대중교통 비용보다도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가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고려하더라도 그렇다는 것이다. 유럽 최대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자율주행 기술과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안착할 시점이면 자가용이 담당하는 이동수요는 76%에서 46%로 줄어 이를 로봇 택시·셔틀이 흡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맥킨지 컨설팅은 2015년에 내놓은 2030년 신차시장 전망치 1억2800만대를 최근 1억1500만대로 하향조정했다.

박 수석은 “이런 관측이 맞는다면 2040년, 2050년에는 신차시장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업계도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 진출, 전문 기업과의 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이승응 팀장은 “카셰어링뿐 아니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전략적·재무적 투자를 유치하기 시작했고, 막대한 자본력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MaaS(통합교통서비스)의 미래를 그려나갈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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