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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오전 11시50분 미국 하와이주에서는 50초간 핵공격 대피 사이렌이 울렸다.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대피한 훈련 사이렌은 사진처럼 쓰나미 경보 사이렌 경보시스템을 통해 전달됐다. 사진=CNN 캡처 |
미국 하와이주에서 1980년대 중반 냉전시대 이후 30년만에 처음 '핵공격 대피' 사이렌이 울렸다.
이번 사이렌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대피훈련으로 미국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일(현지시간) 하와이 주 정부 비상관리국(HEMA)이 주관한 이번 훈련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 50분 사이렌이 울리면서 시작됐다.
기존 쓰나미 경보 시스템을 활용한 사이렌은 50초간 계속됐다.
하와이 주 관내 초·중·고교는 수업 도중 교실 문을 잠그고 냉방장치를 끈 다음 냉전 시대에 하던 방식인 '웅크리고 숨기'(duck and cover) 형태의 대피훈련을 했다.
하와이 주 정부는 "사이렌이 울리면 주민들이 실제로 핵 공격에 대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딱 15분 남았다는 뜻"이라며 훈련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하와이주 비상관리국은 "사이렌이 울리면, 일단 실내로 들어가서 대피처에 머물며 라디오 방송 주파수를 맞춰달라"고 주민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CNN 등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 해변인 오아후 섬 와이키키의 경우 사이렌 소리가 너무 작았다고 전했다.
이에 하와이주 정부 관리들은 관광객 밀집 지역에서 사이렌 소리가 작게 들린 원인을 찾아 조사하고 장비를 점검하기로 했다.
미야기 하와이 비상관리국장은 "처음에는 훈련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들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일부 지역에서 사이렌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고 인정했다.
하와이 주민 카렌 린지와 캐롤린 후지오카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라 모아나 파크에 있었는데 마침 점심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훈련 경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 지사는 "모든 재난에 잘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건 필수적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핵공격의 가능성이 포함돼 있다"면서 매달 1일(영업일 기준) 핵공격 대피 훈련을 계속할 것임을 알렸다.
이번 하와이 대피훈련은 북한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이전에 기획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북한이 사거리 1만3000km로 추정되는 ICBM급 화성 15형을 발사한 직후여서 의미가 커졌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7200㎞ 떨어져 있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은 미치지 않지만 ICBM급인 화성 14, 15형의 사정권안에 들어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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